
우리나라 외환거래 규모가 3년 전보다 26.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우리나라 외환거래 규모가 3년 전보다 26.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관세정책 발표 이후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거래량도 확대된 영향이다. 세계 외환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4위를 기록했다.
1일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발표한 '2025년 국제결제은행(BIS) 주관 전 세계 외환·장외파생상품 시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4월 중 전세계 외환상품시장 거래액은 일평균 9조6000억달러로 직전 조사인 지난 2022년 4월(7조5000억달러) 대비 28.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외환상품시장 거래액은 일평균 857억2000만달러로 직전 조사(677억5000만달러) 대비 26.5% 늘었다.
전 세계 외환상품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0.7%로 15위에서 1단계 상승한 14위를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현물환 거래(3조달러)가 41.8% 늘어나면서 전체 외환상품시장에서의 비중도 27.9%에서 30.8%로 확대됐다.
외환스와프 거래(4조달러)는 4.9% 증가하는 데 그쳐 비중은 50.9%에서 41.5%로 축소됐으나 거래규모에서는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선물환(1조8000억달러)과 통화스와프(2000억달러) 거래는 각각 59.5%, 38.9% 증가했다.
우리나라 외환상품시장의 거래액 증가는 미 관세정책 등에 따른 달러화 약세로 기관투자자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달러화 선물환 등을 매도한 데 따른 결과다.
통화별로 보면 미국 달러화 개재 거래 비중이 88.4%에서 89.2% 상승해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원화 거래 비중은 비슷한 수준(1.8%)을 유지, 순위 역시 12위로 동일했다. 다만 지난 2019년(2.0%·12위)와 비교하면 비중은 축소됐다.
중국 위안화 등의 점유율도 확대됐다. 2019년(4.3%)와 비교하면 두배 가까이 늘었다. 일본 엔화(16.7%→16.8%)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유로화(30.6% → 28.9%)와 영국 파운드화(12.9% → 10.2%)는 점유율이 축소됐다.
국가별로 보면 △영국(37.8%) △미국(18.6%) △싱가포르(11.8%) △홍콩(7.0%)이 상위권을 유지, 한국은 0.7%로 순위가 1단계 올라 14위를 기록했다.
전 세계 장외 금리파생상품 거래액은 평균 7조9000만달러로 직전 조사(5조달러) 대비 58.6% 뛰어올랐다. 금리스왑(7조달러)은 61.6% 증가해 가장 높은 비중(88.9%)을 차지했다. 특히 익일 금리 스와프(overnight indexed swaps)가 145.8% 급증해 전체 거래량 증가세를 주도했다.
선도금리계약(6000억달러)와 금리옵션·기타금리파생상품(3000만달러)도 각각 31.4%, 56.5% 늘었다. 다만 비중은 축소(각각 9.5% → 7.9%, 3.3% → 3.2%)됐다.
통화별로 보면 유로화의 비중은 직전 조사(31.9%) 대비 확대(38.5%), 미국 달러화의 비중(45.9% → 31.0%)은 축소했다. 지난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유로화가 미국 달러화를 역전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한은 측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은 지난해 12월 이후 올해 4월까지 정책금리를 유지한 반면 ECB는 3차례 인하하는 등 유로화의 정책금리 변동성이 더 컸기 때문에 단기금리 관련 헤지·트레이딩 거래가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원화의 비중은 0.9%에서 0.3%로 하락했다. 순위도 8위에서 16위로 8단계 떨어졌다. 이외에 △영국 파운드화(6.8% → 12.0%) △일본 엔화(1.1% → 5.2%)의 거래 비중은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