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형별 지식서비스 무역수지 추이. © 한국은행
[프라임경제] 우리나라가 만성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지식서비스 무역이 더욱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체의 해외 연구개발(R&D) 의존 확대와 글로벌 앱·OTT 구독 증가의 영향이다.
17일 한국은행(이하 한은) 잠정치에 따르면 상반기 지식서비스 무역수지는 45억3000만달러(약 6조26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식서비스는 특허·상표와 저작권 등 지식·정보 활동이 주요 원천인 산업을 의미한다.
지식서비스 무역수지는 만성 적자가 심화되고 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3년 상반기 27억2000만달러 △ 2023년 하반기 28억2000만달러 △2024년 상반기 35억달러 △ 2024년 하반기 37억6000만달러 순으로 적자폭이 확대 추세다.
올해 상반기 지식서비스 수출은 197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183억2000만달러) 대비 7.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입은 218억2000만달러에서 242억4000만 달러로 11.1%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도 지식서비스의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증가하면서, 무역 적자폭이 확대된 셈이다.
유형별로 보면 전문·사업서비스 적자가 44억8000만달러로 가장 컸다. 우리나라 제조업체의 해외 기업에 대한 전문 연구개발(R&D) 발주가 늘면서 적자폭이 지난해 상반기(35억2000만달러)와 비교해 크게 확대됐다.
지식재산권 사용료 적자는 24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19억달러) 대비 28.9% 증가했다. 해외 기업에 대한 특허·상표권·프랜차이즈권 로열티 지급과 외국 애플리케이션(앱)·온라인 구독 서비스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박성곤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지식재산권 무역수지 적자가 확대된 것은 개인들의 글로벌 앱스토어 구매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구독 등이 늘어난 결과"라며 "R&D 관련 산업재산권 수입이 수출보다 크게 증가한 점도 있지만, 이는 국내 제조업 업황 개선을 위해 불가피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정보·통신서비스 무역수지는 상반기 기준 19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기(12억8000만달러)보다 흑자 폭 확대, 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이는 우리나라 생산 스마트폰에 탑재된 앱 수출이 확대된 영향이다. 한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자사 스마트폰에 인공지능(AI) 서비스 '제미나이'를 탑재하는 대가를 구글로부터 받고 있다.
문화·여가서비스는 4억4000만달러를 기록해 전기와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K팝 등 K 콘텐츠의 인기에 공연·전시 관련 흑자가 1억8000만달러에서 2억달러로 늘며 흑자 폭이 확대됐다.
박 팀장은 "지역별로 중국 등 아시아에서는 게임·특허 상품권 등 수출 호조로 흑자를 나타내나 북미의 경우 우리나라 기업들이 원천기술에 많이 의존하기 때문에 적자"라며 "이에 따라 이원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