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홈쇼핑 산업이 인공지능 기반 컨택센터(AICC)를 통해 대대적인 혁신에 나섰다. 주문·반품은 물론 상담 후처리까지 AI가 자동으로 처리하는 기술이 빠르게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어 고객 응대 방식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AICC를 통한 홈쇼핑 산업의 혁신을 논의하는 포럼이 지난 17일 서울창업허브에서 성료됐다. = 김우람 기자
지난 17일 서울창업허브에서 열린 '2025 AICC 리더스포럼'에서는 홈쇼핑 산업에 특화된 AI 기술의 적용 방안이 대거 공개됐다.
한국데이터홈쇼핑협회·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주최로 열린 이번 포럼에는 △인포뱅크(039290) △브리지텍(064480) △ECS텔레콤(067010) △와이즈넛(096250) △한솔인티큐브(070590) 등 5개 기업이 참여했다.
행사에 앞서 민재석 한국데이터홈쇼핑협회장은 "홈쇼핑 산업의 중심은 언제나 고객 접점이었다"며 "이제는 AI가 그 접점을 정교하게 진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각 기업이 홈쇼핑 산업 맞춤형 AICC 최적화 구축 방안을 소개했다.
먼저 강진범 인포뱅크 iLab 대표는 "기존 AICC는 채널 확대와 기본 자동화에 그쳤지만 이제는 AI가 고객의 요청을 직접 판단하고 실행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인포뱅크는 멀티모달 AI와 다양한 에이전트 구조, 오케스트레이션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AICC 전략을 공개했다.
예를 들어, 고객이 배송지 변경을 요청하면 AI가 재고 및 물류 시스템을 실시간으로 조회해 절차를 자동으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강 대표는 "앞으로는 AI 간 통신, 즉 A2A 구조의 표준화가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재만 브리지텍 팀장은 전화 상담의 첫 접점을 자동화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유 팀장은 "홈쇼핑 고객의 절반 이상이 여전히 대표번호로 전화를 건다"며 "첫 응대가 상담의 인상을 좌우한다"고 말했다.
브리지텍은 △AI 웰컴서비스 △인텔리전트 라우팅 △버추얼 대기 기능 등을 갖춘 '프론트 컨택 서비스'를 중심으로 상담 자동화를 추진하고 있다. 고객 성향과 상담사 전문성을 고려한 매칭 기능도 함께 공개됐다. 생성형 AI 기반 시나리오 자동 생성과 오류 탐지 도구는 운영자의 부담을 줄이는 기능으로 평가됐다.
류기동 ECS텔레콤 상무는 생성형 AI 콜봇 시연을 통해 상담 흐름 자동화를 실현했다. 방송 소음 속에서도 고객의 발화를 인식해 주문을 완료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류 상무는 "TV 주문은 줄고 있지만 전화 주문은 여전히 많다"며 "고령층 충성 고객을 위한 AI 자동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CS는 실시간 발화 분석과 대화 흐름 인식을 통해 △본인 인증 △주소 확인 △결제까지 처리 가능한 에이전트형 콜봇을 선보였다.

포럼 현장에 마련된 AICC 시연회 = 김우람 기자
한솔인티큐브는 홈쇼핑 상담센터의 진단 컨설팅 결과를 기반으로 단계별 AI 고도화 로드맵을 제시했다.
박영주 영업대표는 "음성 중심의 콜 게이트웨이에서 AI 게이트웨이 기반 옴니채널 환경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객이 반품을 요청하면 AI가 상품 정보를 파악하고, 협력사와 연동해 반품 절차를 자동으로 처리하는 시나리오도 구현됐다. 또 상담사가 개입하지 않는 'Agentless' 아웃바운드 캠페인 전략도 함께 소개했다.
와이즈넛은 상담 후처리 자동화를 통한 상담 품질 향상 방안을 선보였다. 장주연 상무는 "상담 후처리 업무는 상담사 이탈과 과중한 업무의 원인"이라며 "AI 에이전트가 이를 자동화함으로써 실질적인 해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와이즈넛은 자체 경량화 LLM과 RAG 기반 기술을 통해 상품 배송, 교환, 반품 등 복잡한 업무에 대응하는 AI 시스템을 구축했다. 챗GPT처럼 범용 AI가 아닌, 산업별 특화된 '작은 AI'를 다수 조합해 정확도를 높였다는 설명이다.
끝으로 황규만 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부회장은 "상담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업계가 변화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며 "AI 기술을 통한 협업과 혁신의 실마리를 이 자리에서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