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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84제곱미터 공포' 층간소음 정면돌파 "기술이 곧 경쟁력"

마케팅‧설계 전략 녹아드는 '저소음 경쟁' 슬래브‧완충재‧바닥 마감까지 전면 보강

전훈식 기자 | chs@newsprime.co.kr | 2025.07.17 16:07:42

영화 '84제곱미터' 포스터. © 넷플릭스


[프라임경제] 공개를 앞둔 영화 '84제곱미터'로 인해 층간소음 문제가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파트 84㎡(전용면적)'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이웃 간 소리 갈등을 다룬 해당 작품은 단순 심리 스릴러를 넘어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한 '층간소음의 민낯'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대한민국 아파트 절반 이상이 84㎡ 안팎 구조를 갖고 있으며, 층간소음은 공동주택 최대 갈등 요소로 떠오른 지 오래다. 건설 기술 진보에 따라 기대 수준은 높아졌음에도 불구, 여전히 체감 소음은 줄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분명 건설사 기술은 크게 진화했지만, 정작 입주민들이 체감하는 갈등은 줄지 않고 있어 오히려 과거보다 층간소음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라며 "이는 생활 환경 및 기대 수준이 과거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및 실내 활동 등이 늘어나면서 아이 실내 놀이나 러닝머신‧사이클 등 운동 소음이 상시화되는 분위기다. 예전에는 단속 대상이 아닌 생활소음이 이젠 민감한 민원으로 전환된 것이다.

정부 차원에서 층간소음 문제 해결을 위해 공동주택 층간소음 성능등급 표시제 도입 등 제도적 기준을 정비하고 있다. 이는 건설사가 자율적으로 성능 등급을 평가받아 공개하도록 하는 제도로, 향후 분양시장과 리모델링 수요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건설사들 역시 브랜드 신뢰를 걸고 층간소음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층간소음 출발점은 위층 바닥과 아래층 천장을 겸하는 콘크리트 슬래브다. 210㎜ 내외가 일반적인 과거완 달리 현재 250㎜ 이상, 고급 아파트의 경우 300㎜까지 확장되며 물리적 차단력을 높이고 있다.

다만 '두꺼운 슬래브'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게 업계 시선이다. 특히 성인 보행 및 아이 점프 등 중량 충격음은 콘크리트 자체를 타고 그대로 전달되는 만큼 슬래브 위 충격 완충재, 바닥 마감재, 기계적 연결구조 개선 등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 DL이앤씨


대형 건설사들은 '복합 차단 구조'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층간소음 전담 조직을 꾸리고, 자체 특허 기술 'H 사일런트 플로어'를 통해 바닥판 구조를 개선하고 있다. 

DL이앤씨(e편한세상)는 충격 전달을 막는 '층간차음 패널' 기술을 개발했으며, 포스코이앤씨(더샵)의 경우 AI 소음 분석 기반 '층간소음 Zero 플랫폼'을 통해 사전 예측형 차단 솔루션까지 시도하고 있다. 

나아가 단순히 기술 적용에 그치지 않고, 전담 연구소 설립 및 실험시설 구축까지 병행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자체 층간소음 테스트룸을 운영하며 소음 유형별 차단 성능을 반복 실험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설계 단계부터 시뮬레이션 분석을 통해 바닥 구조를 조정하고, 아예 구조물 단위로 소음을 흡수하는 콘크리트 설계를 도입하고 있다.

이처럼 대형 건설사들이 층간소음을 '엔지니어링 문제'가 아닌 '브랜드 경쟁력'으로 접근하면서 조용한 아파트에 대한 기술적 기반은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다. 기존 프리미엄 요소인 고급 자재‧조경‧커뮤니티 시설 등에서 나아가 최근에는 '조용한 집' 자체가 하나 브랜드 가치로 부상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층간소음은 브랜드 신뢰와 직결되기에 기술 고도화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앞으로는 저소음 성능이 가격을 결정짓는 요소가 작용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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