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제77주년 제헌절인 17일 국회는 잔디광장에 '비상계엄 해제' 상징석을 설치했다. 상징석에는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 대한민국 국회'라는 문구를 새겼다.
상징석 제막식에는 △우원식 국회의장 △이학영 국회부의장 △주호영 국회부의장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등 여야 정치인들이 참석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불참했다.
우 의장은 "헌법이라는 방패로 비상계엄을 막았다. 그날 국회 앞에서 지켜주신 시민 여러분께 국회를 대표해 감사 말씀을 드린다"며 "돌아보면 '국회가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라는 문구를 스스로 새길 수 있게 되기까지 참으로 험난한 헌정사가 있었다. 민주주의는 한 번에 완성되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노력해야 유지된다는 점을 인식했다"고 밝혔다.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잔디광장에서 열린 국회 상징석 제막식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그는 "헌법과 국회에 대한 신뢰를 잊지 않고 국민의 뜻이 중심이 되는 국회를 만들자고 다짐한다"며 "국민께서 이 상징석을 보면서 국회의 다짐을 격려·독려하고 제대로 하지 못하면 질책해 주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주 부의장은 "비상계엄 선포는 헌법재판소의 최종 심판에 의해 부당하고 잘못된 것임이 확정됐다"며 "헌정 중단이 있을 뻔한 사태를 두고 국회의 신속한 결정으로 해제해 헌정을 지켜낸 것은 상당히 의미 있고 중요한 일이다"고 전했다.
김 민주당 원내대표는 "비상계엄 당일 비장함이 흘렀던 의원님 한 분 한 분의 얼굴이 지금도 생생히 기억난다"며 "국민이 가장 앞장서서 비상계엄을 막아냈지만 저희가 거기에 일조했다는 데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내란을 철저하게 단죄하고 응징하지 않으면 충분히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잔디광장의 해치상 옆에 설치된 상징석은 △가로 5m △세로 2m △높이 1.2m 크기로, 국회 정문 앞 무궁화 광장에 있던 자연석을 이용해 제작됐다. 상징석 밑에는 2025년 대한민국 시대상을 담은 타임캡슐을 매설했다. 이는 100년 뒤 개봉된다.
제막식 후 국회 로텐더홀에서는 제77주년 제헌절 경축식이 열렸다. 우 의장은 경축사를 통해 "우리 국민은 권력자의 헌법 훼손에 저항하고 작동하지 않는 헌법에 의문을 제기하며 헌법정신에 어긋나는 통치행위를 심판함으로써 민주공화국을 발전시켜왔다"며 "1987년 개헌 이후 38년은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비약적 발전을 이룬 시간이지만, 헌법은 그 엄청난 변화를 전혀 담아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 헌법은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더 튼튼한 민주주의, 더 나은 국민의 삶을 위해서 시대의 요구에 맞게 헌법을 정비해야 한다"며 "전면적 개헌보다 단계적이고 연속적인 개헌으로 국회와 정부, 국민이 모두 흔쾌히 동의할 수 있는 최소 수준의 개헌으로 첫발을 떼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