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SK렌터카 오토옥션은 단순한 중고차 경매장이 아닙니다. 고객에게 차량의 상태와 가치를 투명하게 제공하는 '토털 유통 플랫폼'을 지향합니다. 지금보다 10배 더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자신합니다."
지난 15일 충청남도 천안에 문을 연 SK렌터카 오토옥션 개장식 현장에서 만난 이정환 대표는 확신에 찬 어조로 말문을 열었다. 외부 위탁이 아닌 직접 운용 체제를 선언하며 국내 중고차 유통에 새로운 판을 짜겠다는 포부였다.
이정환 대표이사는 "오토옥션은 단순한 신사업이 아니고, SK렌터카의 숙원이자 선언이다"라며 "렌터카시장은 이미 데이터와 기술 기반으로 정밀하게 운영되고 있고, 이제는 중고차 유통이 혁신될 타이밍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런 면에서 오토옥션은 연간 10만대 이상 출품이 가능한 시스템과 AI 외관 판독, VR 촬영, 하부 스캔, 라이브 방송 경매 등 기술 기반 인프라를 갖췄다. 출품 차량 중 80%는 SK렌터카가 직접 관리한 법인 및 장기렌터카 출신 차량들로, 이력 관리도 체계적이다.
그는 "기존 중고차시장의 문제는 신뢰와 정보의 비대칭이었다"며 "엔진 소리까지 고객이 직접 보고 듣고 판단할 수 있도록 투명한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이 시장을 키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환 SK렌터카 대표이사. ⓒ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이날 이정환 대표는 SK렌터카가 가진 자산 기반 렌트 사업자의 강점을 어떻게 중고차 유통과 연계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도 내놨다.
이 대표이사는 "우리는 신차 렌트부터 반납 이후까지 차량의 생애주기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중고차 재렌트 또는 경매 재판매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며 "이 모든 과정이 수익 최적화를 위한 전략적 자산 활용의 일환이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고객이 보통 4년간 렌트를 마친 후 반납하는 차량이 오토옥션으로 유입되는데, 이 차량들을 프루브 스테이션에서 정비한 뒤 상태가 양호하면 다시 중고 렌터카 상품으로 재투입한다"고 소개했다.
신차보다 비용 부담이 적은 중고 렌트 상품은 최근 2~3년 사이 수요가 크게 늘어난 분야다. 쉽게 말해 차는 꼭 필요한데 신차 구매나 렌트는 부담되는 고객층이 많은 만큼, 중고 렌트는 그들에게 매우 현실적인 대안이 되는 셈이다.
이런 순환 구조는 SK렌터카의 B2C 중고차 사업 모델인 '타고바이(Tago-Buy)'로도 확장된다. 고객은 최대 12개월간 차량을 렌트해 체험한 후 마음에 들면 해당 차량을 직접 구매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중고차는 신뢰가 핵심인데, 타고바이는 고객이 차량을 먼저 타보고 결정할 수 있도록 설계된 특화 상품이다"라며 "렌트 기간 납부한 금액을 차량구매 시 일부 공제해주는 구조로, 신뢰와 합리성을 동시에 갖췄다"고 말했다.
오토옥션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확신을 드러냈다. 그는 "오픈 첫 해는 연간 10만대 출품을 목표로 하지만, 외부 매입 차량 확대와 위성 허브 운영이 본격화되면 수년 내 20만대 이상 규모로 확장할 수 있다"며 "중고 전기차 진단, 배터리 평가 같은 고도화된 진단 서비스도 미래 수익 포인트가 될 것이다"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오토옥션을 중심으로 한 구조는 SK렌터카가 기존 렌트업 본질을 강화하는 동시에 중고차 유통의 신뢰를 회복하는 중요한 연결고리다.
"렌트업은 우리의 본질이고, 오토옥션은 이 본질을 확장해주는 필수적인 고리입니다. 리마켓 차량을 단순 매각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하고, 상품화한 뒤 다시 시장에 선보이는 구조야말로 렌터카 회사만이 가능한 유일한 전략입니다."
SK렌터카는 천안 오토옥션을 시작으로 향후 수도권에 위성 허브를 구축하고, 충청남도자동차매매사업조합 등 지역 업계와 협력하는 상생모델도 확대할 방침이다. 전국 단위 매물 유통 거점으로 도약하려는 구상이다.

오토옥션 시설 투어_중 하부 스캔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정환 SK렌터카 대표이사. ⓒ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이정환 대표이사는 "우리가 직접 진단하고 판매하는 구조는 시장 신뢰도를 높이는데 핵심이다"라며 "SK렌터카가 만들고 있는 이 플랫폼이 중고차 유통의 새로운 기준이 되도록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현장에서는 SK렌터카의 사명변경 여부도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해 말 SK그룹이 SK렌터카를 계열 분리한 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AEP)가 경영권을 인수한 바 있다. 'SK' 브랜드를 계속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SK라는 이름이 주는 브랜드 신뢰도는 매우 크다"며 "단순한 명칭 문제가 아니라 고객의 신뢰와 기대 수준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적어도 1년 이상은 기존 사명을 유지할 계획이다"라며 "브랜드는 단지 이름이 아니라 고객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향후에 사명변경이 필요하더라도 고객이 혼란을 느끼지 않도록 충분한 준비와 전략을 갖춘 뒤 천천히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