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디지털키의 진짜 경쟁력은 오차범위 10cm 이내 정밀도입니다."
남형기 LG이노텍(011070) 커넥티비티개발실장은 지난 15일 서울 마곡 본사에서 열린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 기술설명회' 현장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왼쪽부터)김홍필 LG이노텍 커넥티비티사업담당(상무)와 김형근 전장마케팅담당, 남형기 커넥티비티개발실장. ⓒ LG이노텍
LG이노텍이 BLE(저전력 블루투스)와 UWB(초광대역) 기반의 '디지털키 솔루션 3.0'을 앞세워 글로벌 차량 커넥티비티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특히 자체 개발한 '고정밀 3D 측위 알고리즘'과 레이더 기술을 융합해 정밀도, 보안성, 확장성 등 전방위 기술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BLE 한계 넘고, 정밀도 10cm 이내로…보안성·측위 기술 '업그레이드'
디지털키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차량의 도어 개폐, 시동, 트렁크 열림 등을 제어할 수 있는 무선통신 기반 기술이다. LG이노텍은 BLE 취약점을 개선한 2.0 버전 디지털키를 내년에 양산할 예정이다.
이번에 공개된 3.0 버전은 BLE와 UWB 통신을 모두 활용하면서도, 자사 AI 기반 고정밀 3D 측위 알고리즘을 결합해 기술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해당 알고리즘은 스마트폰의 위치를 10cm 이내 오차범위로 실시간 인식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도어 앞에 섰는데 엉뚱한 문이 열리는' 기존 디지털키의 단점을 효과적으로 극복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데모 시연에서는 차량 앞유리에 스마트폰을 가까이 댄 상황에서도 내부·외부 여부가 명확하게 구분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BLE 단독 사용 시 평균 20~30cm 수준이었던 오차범위를 절반 이하로 줄인 것이다.
LG이노텍은 이 알고리즘이 차량 모델별로 AI 학습을 통해 최적화되며, 기존 대비 개발 리소스를 50% 이상 절감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레이더 센서 결합…CPD부터 킥 센서, 침입 감지까지 '멀티 유즈케이스'
LG이노텍 디지털키 솔루션 3.0의 또 다른 차별점은 자체 개발한 UWD(초광대역) 레이더 센서를 결합해 다양한 부가 기능을 통합 구현한 점이다.

LG이노텍 직원이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의 '아동 감지(CPD)' 기능을 시연하고 있다. ⓒ LG이노텍
대표적으로 CPD(Child Presence Detection·아동 감지) 기능이 있다. 유럽연합이 2024년부터 평가 항목으로 지정한 CPD는 차량 내 아이의 존재를 감지하는 기술로, LG이노텍은 시연을 통해 차량에 남겨진 인형 더미의 미세 호흡을 실시간 인식하고 스마트폰에 경고 알람을 전송하는 장면을 선보였다.
이외에도 △트렁크 접근 시 스마트폰 위치와 킥 동작을 동시에 인식하는 핸즈프리 트렁크 액세스 △차량 유리 파손 감지 후 5초 이내 알람 전송하는 침입 감지 기능 △운전자 안전벨트 착용 여부를 감지하는 SBR(Seat Belt Reminder) △정확한 주차 보조 및 무선 충전 기능까지 모두 하나의 모듈로 통합돼 있다.
LG이노텍 측은 "센서 부품을 별도로 추가 장착하지 않아도, 단일 제품만으로 모든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며 "글로벌 차량용 CPD, NCAP 규제 대응은 물론, OEM 편의성 면에서도 차별화된 기술력"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표준 완비…'2030년 디지털키 No.1' 승부수
현재 LG이노텍 디지털키 솔루션은 글로벌 표준화 기구 CCC(Car Connectivity Consortium)의 최신 스펙을 모두 충족한다. BLE 6.0(2024), BLE 6.1(2025) 등 차세대 무선기술 표준에 대응하며, 애플 U2 등 주요 플랫폼과 호환성도 확보한 상태다. iOS,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모두 연동 가능하다.

LG이노텍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 ⓒ LG이노텍
실제로 LG이노텍은 지난해에만 국내외 14개 차종에 탑재될 디지털키 솔루션을 수주했다. 향후 자체 레이더 모듈 적용 예정와 OTA(Over-the-Air) 기반 기능 업데이트 지원 등을 통해 고객 맞춤형 기술 경쟁력도 강화할 방침이다.
유병국 전장부품사업부장(전무)은 "차세대 디지털키는 LG이노텍이 보유한 무선통신 역량과 정밀 측위 기술이 결합된 전략 제품"이라며 "2030년까지 차량용 통신 매출 1조5000억원을 달성하고, 글로벌 No.1 디지털키 솔루션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는 차량용 디지털키 시장이 현재 6000억원 규모에서 2030년까지 4조원 이상으로 5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LG이노텍은 이 시장에서 독자적인 고정밀·멀티센서 융합 기술을 앞세워 주도권을 강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