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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째 부도"...법정관리 '동성제약' 경영권 분쟁 장기화 조짐

오너 2·3세 분쟁... 177억원 규모 횡령 vs 누적된 거래 내역, 단순 합산한 수치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25.07.15 10:06:48
[프라임경제] 염색약 '세븐에이트', 지사제 '정로환'을 보유한 동성제약이 연이은 부도와 경영권 분쟁이라는 이중 악재에 휘말리며 향후 경영권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회사는 현재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갔고, 경영 정상화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성제약은 회생법원의 결정으로 공식적인 회생절차에 돌입한 이후 어음 결제가 잇따라 실패하면서, 부도 횟수는 올해 5월 이후 11건으로 늘어났다. 

지난 7일 동성제약은 만기 도래한 어음 1억5522만원의 결제 미이행으로 법적 지급제한 사유에 따라 부도 처리됐다고 공시했다. 앞서 2일에도 동성제약은 12억6662만2155원이 결제되지 않아 부도 처리됐다고 밝혔다. 5월 이후 두 달 만에 11번의 부도가 발생하면서 누적 금액은 약 42억원에 달한다.

동성제약 측은 이 같은 부도에 대해 "회생에 따른 자금운영방식 차이로 인한 부도"라는 입장이지만, 연쇄적인 부도 사태는 시장에 불안감을 남기고 있다. 

© 연합뉴스


동성제약은 2018~2022년 5년 연속 적자가 이어지는 등 회사 실적이 악화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오너 2세였던 이양구 회장이 대표직을 조카인 나원균 부사장에게 넘기면서 경영권 승계가 시작됐다. 이후 올해 2월 나 대표는 이 회장이 보유 중인 동성제약 주식 약 70만주를 장외 매수하면서 경영권 승계가 원활히 이뤄지는 듯했다.

그러나 올해 4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것으로 여겨졌던 이 회장이 돌연 동성제약 지분 전량(14.12%)을 마케팅 전문기업 브랜드리팩터링에 매각하면서, 브랜드리팩터링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나 대표가 아닌 제 3자와 경영권 이전계약을 체결한 셈이다. 

이에 나 대표 측은 유상증자와 자기주식을 활용한 교환사채(EB)를 발행해 대항했고, 이 회장 측은 신주상장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데 이어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며 나 대표를 위시로 한 이사진 교체 및 정관변경 등 경영권 탈환을 추진하고 나섰다. 

경영권 다툼은 결국 법정 다툼으로 번졌다.  

나 대표는 경영권 방어를 위해 지난 5월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 6월 말 개시가 결정됐다. 

법원은 회생계획안을 10월13일까지 제출하라고 명령했으며 동성제약은 채무 상환을 일정 기간 유예받고, 법원 지휘에 따라 경영 정상화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회생절차 개시가 결정되자 최대주주인 브랜드리팩터링는 나 대표를 포함한 현 경영진을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올 4월까지 동성제약 자금 177억원을 횡령했단 내용이 골자다. 횡령 규모는 2024년 기준 동성제약의 자기자본 579억원 대비 30.6%에 해당한다. 

이에 대해 나 대표 측은 단순 회계 항목의 특정 시점 합산을 통한 과장된 주장이라며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동성제약은 "177억원 횡령은 실제 회계자료와 차이가 있다"며 "이는 나원균 대표이사 취임 전부터 장기간에 걸쳐 누적된 거래 내역을 단순 합산한 수치다. 해당 자금은 모두 외부 감사와 회계 처리 과정을 거쳐 관리돼 왔으며, 불법행위로 볼 수 있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법원이 동성제약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경영권 분쟁 또한 장기화된 상황이다. 

지난 10일 동성제약은 전자공시를 통해 기존 7월25일로 예정했던 임시주주총회 일정을 보류하고, 회생법원의 허가 이후 새로운 일정으로 변경할 계획임을 밝혔다. 

주주총회는 단순한 안건을 넘어 경영권 향방을 결정지을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건에는 정관 변경과 이사진 대거 교체가 포함돼 있다. 사실상 기존 경영진을 교체하고, 새로운 이사진을 전면 배치하려는 시도로 해석되면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영진 간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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