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LG전자(066570)가 급변하는 인공지능(AI) 시대를 겨냥해 냉난방공조(HVAC) 시장 공략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데이터센터 전용 액체냉각 솔루션, 초대형 칠러 등 첨단 기술을 앞세워 시장보다 2배 빠른 '압축 성장'을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AI 데이터센터 액체 냉각 솔루션인 'CDU'. ⓒ LG전자
LG전자는 8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ES사업본부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데이터센터 대응 HVAC 신기술과 글로벌 B2B 시장 확장 전략을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성 ES사업본부장(부사장), 오세기 ES연구소장(부사장), 배정현 SAC사업부장(전무) 등이 참석했다.
이재성 부사장은 "AI 확산에 따른 냉각 수요 증가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액체냉각 등 코어 테크 기반 솔루션을 연내 상용화하고, 내년부터 본격 공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데이터센터향 수주를 지난해 대비 3배 이상 확대해 시장 평균보다 2배 빠른 압축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AI 데이터센터 최적화…'액체냉각+칠러' 투트랙 전략
LG전자는 AI 데이터센터의 급증하는 열 부하에 대응하기 위해 칩 직접 냉각이 가능한 '액체냉각 솔루션(CDU)'과 공기냉각 방식의 '프리쿨링 칠러'를 함께 전개한다. LG전자 CDU는 가상센서 기술을 활용, 센서 고장 시에도 안정적인 작동이 가능하며 고효율 인버터 펌프를 통해 에너지 효율도 확보했다.
또한 실제 서버 환경과 유사한 테스트베드를 평택 공장 내 구축하고 LG유플러스와 공동으로 PoC(기술 검증)를 진행 중이다. 디지털트윈 기반의 데이터센터 시뮬레이션 시스템도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칠러 시장 본격 확대…2년 내 매출 1조 목표

마곡 LG사이언스파크 메인 기계실에 설치된 터보 칠러. ⓒ LG전자
대형 건물 중심이던 칠러 수요는 이제 데이터센터, 원전,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장, 스마트팜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LG전자 인버터 스크롤 칠러는 미국 배터리 공장과 국내 화학 플랜트 등에 공급되며 올해 5월까지 누적 매출이 전년 대비 약 30% 증가했다.
특히 환경 규제 대응 일환으로, 지구온난화지수(GWP)를 기존 냉매 대비 30% 수준으로 낮춘 R32 냉매 적용 제품도 선보이며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현지 완결형 밸류체인' 구축…Non-HW 비중 20% 확대
이 부사장은 "ES사업본부는 단순히 에어컨을 만드는 곳이 아니라, 전기화를 통해 환경 보호에 기여하는 '에코 솔루션' 전문조직"이라고 소개했다.
실제 LG전자는 기존 창원 중심 HVAC 개발 조직을 인도 등지로 확장해 현지 최적화 제품 개발에 착수했으며, 연구개발부터 생산·판매·서비스까지 아우르는 '현지 완결형 밸류체인'을 구축 중이다.
이와 함께 구독·유지보수·에너지 관리 등 비하드웨어(Non-HW) 영역 비중도 10%에서 2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AI 기반 에너지 관리 시스템 '비컨(BECON)'은 실시간 전력 소비 분석을 통해 건물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대표 솔루션이다.
◆OSO 인수·아카데미 확장 등 글로벌 전략도 '속도'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부사장)이 8일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HVAC 사업 전략방향과 AI 데이터센터향 솔루션 등을 소개하고 있다. ⓒ LG전자
LG전자는 최근 유럽 프리미엄 온수 솔루션 업체 'OSO'의 지분 100%를 인수하며 히트펌프 사업 확대에 나섰다. 아울러 세계 43개국 65개 지역에서 운영 중인 HVAC 아카데미를 연내 70개로 늘려 현지 전문인력 양성과 파트너 지원을 강화한다.
이재성 부사장은 "AI 시대에 맞는 최적의 냉각 솔루션으로 데이터센터 시장을 선점하고, B2B 중심 질적 성장을 통해 2030년까지 HVAC 사업 매출 20조원을 달성할 것"이라며 "ES사업본부가 LG전자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는 주축이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