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압 로봇 전문기업 케이엔알시스템은 24일 기업공시를 통해 "경남 고성군과 32억7000만원 규모의 ‘움직이는 로봇 공룡 제작 및 설치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 케이엔알시스템
[프라임경제] 공룡 테마도시 경남 고성군에 하늘과 땅을 누비는 공룡 로봇 군단이 등장한다.
유압 로봇 전문기업 케이엔알시스템(199430)은 24일 기업공시를 통해 "경남 고성군과 32억7000만원 규모의 ‘움직이는 로봇 공룡 제작 및 설치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며 "앞으로 2년간 관람객 탑승형 공룡 로봇 1기와 하늘을 나는 공룡 로봇 1기, 지상 퍼레이드 공룡 로봇 2기 등 총 4기를 제작해 납품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들 로봇은 매년 '경남 고성 공룡 세계엑스포'가 열리는 당항포 관광지에 배치될 예정이다.
케이엔알시스템이 제작하게 될 탑승형 공룡 로봇은 실제 생존했던 초대형 공룡 '트리케라톱스'를 모델로 한다. 높이 7m, 길이 12m, 너비 5m, 무게 15톤 규모의 초대형 공룡 로봇이다.
유압로봇 기술을 활용해 생동감 있는 공룡의 움직임을 재현하면서, 대형 관람대를 장착해 최대 30명의 관람객들을 태우고 당항포 관광지를 셔틀하게 된다.
이동 간에는 공룡의 울음소리와 발 딛는 소리, LED를 통한 조명 효과 등이 구현되고 AI 기술을 활용하여 머리부터 다리와 꼬리까지 24개의 복잡한 유압 관절의 동작을 자동으로 생성한다. 관람객들은 실제 살아있는 공룡을 타고 이동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텔로닥틸로스'를 본떠 제작되는 드론 비행형 공룡 로봇은 최대 날개 폭 4m 규모로 지상 20~50m 고도를 비행하며 관람객들에게 볼거리를 선사한다.
'브라키오사우르스'와 '티라노사우르스'를 각각 모델로 하는 퍼레이드형 공룡 로봇은 높이 2m, 무게 1톤 규모로 당항포 관광지를 돌며 공룡 퍼레이드를 벌이게 된다.
김명한 케이엔알시스템 대표는 "탑승형 공룡 로봇의 경우 자체 무게와 관람객 30명의 하중을 지탱하며 자유롭게 움직이기 위해서는 강력한 동력원이 필요하다"며 "전동모터 방식으로는 하중을 견딜 수 없고 유압 방식이 적합한데, 유압 로봇 전문기업의 특화된 기술력이 고성군으로부터 인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케이엔알시스템은 2000년 설립돼 원자력발전소와 화력발전소, 제철소 용광로 등 험지에서 작업을 하는 로봇을 잇달아 개발해 왔으며 2024년 코스닥에 상장됐다.
최근에는 유압 로봇 시스템을 이용한 공연·엔터테인먼트 분야 초거대 공연용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도 성공하고 특허등록을 마쳤다. 지자체에 2건 합계 약 90억원 규모의 높이 12m, 무게 20톤에 달하는 태권도 품새를 시연하는 공연용 대형 휴머노이드 로봇 제작 사업을 수주한 바 있으며 내년 상반기 설치를 앞두고 있다.
이번 계약은 케이엔알시스템의 유압 로봇 기술력이 산업현장을 넘어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도 뛰어난 활용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한편 이러한 거대로봇의 등장으로 엔터테인먼트 로봇 시장에는 매력적인 수익 채널이 생겼다. 기존 엔터테인먼트 로봇은 주로 소형 로봇이 테마파크와 박물관 등에서 전시돼 관람객에게 아주 제한된 시각적 경험을 제공했다.
하지만 프랑스 낭트의 기계 동물 테마파크에서 등장하는 거대 코끼리 로봇 등은 진화된 기술을 기반으로 거대하고(giant), 움직임(movement)이 있는 볼거리를 제공한다. 거대하고 움직임이 있는 엔터테인먼트 로봇은 딥러닝을 이용한 동작 재연, 강화학습 기반 정밀 제어 등 AI 기술이 적용돼 관람객의 경험치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경남 고성군은 지역 전역에서 5000여 점의 발자국 화석이 발견된 곳으로 공룡전문박물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매년 공룡 세계엑스포를 개최하며 '공룡 테마도시'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고 있다.
이번 공룡 로봇 군단은 고성군이 추구하는 독창적인 공룡 콘텐츠의 정점을 찍으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