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구미 송원동에 위치한 '교촌 1991 문화거리' 초입부. =배예진 기자
[프라임경제] 교촌에프앤비(339770)가 교촌치킨의 1호점 경북 구미의 한 거리를 복합문화공간으로 재단장하고, 관광형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단순 매장 정비를 넘어 브랜드 스토리와 지역 정체성을 결합해, 외식업계에 새로운 브랜딩 전략과 지역 협업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지난 19일 교촌에프앤비는 구미시와 공동 조성한 거리 '교촌1991로'를 공개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교촌에프앤비가 13억원을, 구미시에서 5억원을 들여 총 18억원이 투입됐다.
이곳 매장은 교촌치킨이 1991년 창업한 10평 남짓한 매장과 인근 점포 4개를 하나로 통합한 공간이다. 브랜드의 시작점을 기념하는 복합문화스토어로, 창업 당시 에피소드를 기반으로 한 전시 콘텐츠와 체험 요소, 굿즈샵, 구미 한정 메뉴 등을 운영한다.
임영환 교촌에프앤비 전략스토어팀 팀장은 "'교촌 초심, 다시 구미'라는 구호처럼 브랜드의 뿌리를 돌아보며 구미만의 특화된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며 "교촌이 처음 시도했던 치킨무 전용 용기, 붓으로 바르는 소스, 종이 포장 등 당시의 혁신을 전시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실제 매장 내부에는 △창업주 권원강 회장의 어록과 일러스트 △붓으로 소스를 직접 바를 수 있는 플래터 메뉴 등이 마련돼 있다. 구미에서만 판매되는 치룽지, 시그니처팩 메뉴도 함께 선보인다.

경북 구미 송원동 동아백화점 앞 '교촌 1991 문화거리'. =배예진 기자
브랜드 매장 밖 거리는 '교촌1991로'라는 명예도로로 지정됐다. 이 거리는 구미시외버스터미널부터 동아백화점까지 약 500m 구간으로, 각종 조형물과 포토존, 벤치, 공원 등으로 구성됐다. 문화거리 곳곳에는 교촌과 구미를 상징하는 아트월, 픽토그램, 트라이비전(롤링 광고판), 체험형 조형물 등이 설치됐다.
특히 치킨 배달을 위해 실제 사용했던 프라이드 차량을 축소한 모형 전시와 허니·레드·간장 등 메뉴별 특성을 담은 '소스로드', 문베어 캐릭터를 활용한 포토존 등이 관람객의 눈길을 끈다.
강창동 교촌에프앤비 커뮤니케이션부문장은 "이곳은 단순 매장이 아니라 교촌의 정체성과 철학을 담은 브랜드 유산 공간"이라며 "교촌 1호점만의 차별화된 메뉴와 체험으로 관광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는 교촌치킨과 구미시가 공동 기획한 민관 협력 사례로 지역 환경 개선에도 일조했다. 매장 인근 아파트 후문 계단과 공용 화장실, 지하차도 조명까지 전면 정비됐다.
구미시는 이번 사업을 지역 산업문화 투어 코스에 포함하고, 교촌1991 투어 프로그램과 시식 체험도 정례화해 운영할 방침이다.
교촌에프앤비도 구미 특산물인 멜론을 활용한 칵테일 및 막걸리 개발 등 로컬 메뉴 구상도 병행하고 있다. 또한 구미시의 인근 가맹점과의 공동 프로모션 등 지역 상생형 매장 모델을 확장할 계획이다.

경북 구미 교촌 1991로 문화거리에 있는 '치맥공원'. =배예진 기자
이번 '교촌1991' 프로젝트는 브랜드의 헤리티지와 지역의 이야기를 결합한 '스토리텔링 공간'이 외식업계 브랜딩의 새로운 방향임을 보여준다. 단순한 매장 리뉴얼을 넘어, 도시와 브랜드, 지역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공간이자 지역경제 활성화의 거점이 되고 있다.
소비자마케팅 전문가는 "최근 소비자들은 브랜드의 제품 서비스, 기능 이외에도 '가치소비'가 중요 요소로 생각한다"며 "따라서 브랜드는 '지역 상생'이라는 메시지를 통해 전략을 세우고 브랜드 가치를 높여가는 것이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