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지거래허가제 관련한 질문에 답하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성동구·마포구 등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자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 도입 가능성을 언급했다.
오 시장은 지난 11일 제331회 서울시의회 정례회 시정질문에서 김동욱 시의원의 부동산 시장과 관련한 질의에 "성동구 집값이 조금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어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당시) 성동구·마포구 등 몇몇 자치구는 6개월 정도 지켜보며 조치가 필요한지 추가로 판단할 수 있게 여지를 뒀다"면서 "토지거래허가제는 사용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지만 시장이 비상 상황이면 사용할 수도 있다"고 했다.
다만 오 시장은 "아직은 지정할 만한 상황은 아니지만 조금 더 깊이 있게 들여다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의 이런 진단은 지난 3월 강남3구와 용산구 아파트 전체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인근 마포구와 성동구 등으로 수요가 옮겨가며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6월 첫째주(2일 기준)까지 성동구 아파트값은 올해 누적 3.42% 오르며 강남3구 다음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마포구 아파트값도 올해 누적 2.94% 올라 용산구(2.87%)보다 더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이미 성동구와 마포구 주요 아파트들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속출하는 상황이다. 성동구 서울숲푸르지오2차 전용면적 84㎡(6층)는 지난달 24일 20억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서울숲푸르지오1차 전용 84㎡(16층)도 같은 달 19일 20억9500만원에 중개 거래되며 최고가를 찍었다.
이는 한 달 전 거래 대비 1억6500만원 오른 가격이다. 마포구 대장주인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59㎡(12층) 매매가도 지난달 19억원을 넘어섰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집값 상승 기대감에 호가를 높이거나 매물을 거두는 집주인이 늘어나고 있다"며 "입주 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매물도 점차 줄어들며 집값이 상당히 오른 상태에서도 거래가 계속 체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오 시장은 최근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매입과 관련해 외국인 대상 토지거래허가 적용 등 방안도 거론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 쪽에서 매입이 많은 것은 분명하지만, 고가 부동산 투기종목으로 들어오느냐는 뚜렷한 조짐을 보이지 않아 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부동산 취득이 부동산 이상 급등에 일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되면 분명 어떤 조치가 강구돼야 한다"며 "하나의 예시로 외국인을 대상으로 토지거래허가제를 시행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