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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기준금리 인하 폭 예상보다 커질 가능성…집값 상승 우려"

금통위원 4명 '3개월 내 인하' 의견…올해 성장률 0.8%로 하향

박대연 기자 | pdy@newsprime.co.kr | 2025.05.29 15:05:23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박대연 기자


[프라임경제]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경기 둔화를 반영해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다만 이창용 총재는 가계부채와 집값 상승에 대한 우려를 강조하며 금리 인하 속도와 폭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9일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2.75%에서 0.25%포인트(p) 내린 2.50%로 결정했다. 금통위원 6명 전원의 만장일치였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10월 이후 네 번째 금리 인하이며, 올해 들어서는 2월에 이어 두 번째다.

이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금리 인하는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조치"라며 "당초 예상보다 성장세가 크게 약화된 만큼 향후 추가 인하 폭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한은은 이날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8%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2월 제시한 1.5%에서 0.7%p 낮춘 수치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건설투자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 총재는 "건설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심화되면서 성장률 전망치를 0.4%p 낮추는 데 영향을 줬다"며 "수출과 민간소비도 각각 0.2%p, 0.15%p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총재는 가계부채와 수도권 집값 흐름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는 "유동성이 실물경기 회복보다 자산시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며 "서울 집값과 부채 증가 속도를 면밀히 관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위원별 견해도 일부 공개됐다. 이 총재에 따르면 금통위원 6명 중 4명은 향후 3개월 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나머지 2명은 경제지표와 대외여건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을 폈다.

이 총재는 "금리를 빨리 인하하면 부동산 가격을 자극하는 등 부작용이 클 수 있다"며 "코로나19 당시 정책의 반복을 피해야 한다는 데 위원들 간 공감이 있었다"고 전했다.

기준금리의 최종 수준이나 향후 경로에 대해서는 "지침을 공개하면 시장에 오해를 줄 수 있다"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다만 1%대 기준금리로의 진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내년 성장률이 1.6%로 반등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현재로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한은의 입장도 언급됐다. 이 총재는 "원칙적으로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반대하지 않지만, 통화정책 유효성과 자본 규제 회피 문제를 감안해 은행권에서 먼저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한은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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