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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한강변 NO.1 쟁탈전' 용산정비창전면 제1구역 수주전

4조원 자금력 포스코 vs 스카이브릿지 앞세운 HDC현산… 출혈경쟁 예고

박선린 기자 | psr@newsprime.co.kr | 2025.05.27 15:58:26

용산정비창전면 제1구역 일대. = 박선린 기자


[프라임경제] 서울 도심 중심부 한강과 맞닿은 '금싸라기 땅'을 두고 대형 건설사 간 수주전이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신용산역과 삼각지역 사이, 용산 한강로3가 일대 '용산정비창전면 제1구역' 시공권을 차지하기 위해 포스코이앤씨와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294870)이 정면충돌했다. 게다가 그동안 사업이 장기 정체된 만큼 시공사 선정 단계를 앞둔 지금, 현장 일대는 그야말로 폭풍전야인 상태다. 

본지가 직접 방문한 용산정비창전면 제1구역(이하 용산 1구역)은 고층 주상복합 건물로 둘러싸인 빌딩숲과 한강 사이, 4~5층 규모 저층 주택과 소형 상가가 빼곡히 들어서 있다.

신용산역에서 삼각지역 방향으로 걷다 보면 도심 고밀도 풍경 속에서도 유독 낙후된 건물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전선이 얽혀 있는 골목, 한쪽 벽면은 갈라지고 외벽에는 리모델링 흔적 없이 방치된 곳도 적지 않다. 

하지만 불안한 주거 환경에도 불구, 주변 일대는 다소 들뜬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벌써 10년 넘게 기다린 재개발인데, 이번엔 진짜 사업이 추진이 되는 것 같아 기대가 크다." - 60대 주민

인근 공인중개사에 따르면, 최근 평소보다 중개업소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조합에서 시공사 결정까지 속도가 붙자, 외지 투자자들도 크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용산 1구역 재개발사업은 용산구 한강로3가 일대 7만1901㎡ 부지에 지하 6층~지상 38층 규모로 △아파트 777가구 △오피스텔 894실 △상업‧업무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총 공사비는 약 9558억원에 달한다.

상업지역과 준주거지역이 혼합된 구역 특성상 법적 용적률을 최대 800%까지 확보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건설사 입장에서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 구조로 평가되고 있다. 

"한강변이라는 상징성이 워낙 강한 데다, 고밀도 개발이 가능한 드문 입지여서 대형사들이 다투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하다. 특히 주변 시세가 상당히 높아 향후 사업성이 크게 나쁘지 않을 것이다." - 인근 S 공인중개사 관계자

'용산푸르지오써밋' 전경이 보이는 용산구 한강로3가 인근. = 박선린 기자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용산 1구역과 인접한 '용산센트럴파크'는 지난달 전용 92㎡(29층 기준)가 32억원이라는 신고가를 기록했다. '용산푸르지오써밋' 역시 전용 169㎡가 41억2500만원에 매매되기도 했다.

이처럼 높은 기대치와 상업적 잠재력 때문인지 지난 2월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8개 대형 건설사가 참여했다. 현재 본입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건 포스코이앤씨와 HDC현산이다. 이들 모두 초반부터 출혈 경쟁을 감수하고 있다.

단지명으로 '더 라인 330'을 제시한 HDC현산은 단지 수평형 랜드마크 개념을 전면에 내세웠다. 중심 설계로는 115m 상공에서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330m 길이 스카이 커뮤니티 브릿지가 대표적이다. 조경 설계의 경우 삼성물산 리조트부문과 협업으로 진행한다는 전략이다. 

나아가 단순 주택 공급을 넘어서 인근 아이파크몰‧철도병원 부지‧용산역 지하 공간 개발까지 연계해 'HDC용산타운'이라는 대규모 지구단위 개발 구상을 함께 선보이고 있다. 

반면 포스코이앤씨는 '오티에르 용산'이라는 고급 브랜드를 앞세웠다. 송도국제도시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설계에서부터 자금 조달, 조경까지 모든 과정에 글로벌 파트너를 동원할 계획이다. 

가장 큰 강점은 자금력이다. 총 사업비 4조원을 책임 조달할 뿐만 아니라 사업촉진비 1조5000억원도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 없이 자체 조달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조건에서도 LTV 160%를 제안했다. 삼성물산이 한남4구역에서 제시한 조건(LTV 150%)보다 높은 수준이다.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일원에 위치한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정비사업조합' 건물 전경. = 박선린 기자


업계는 이번 수주전에 대해 '사실상 사활을 내건 한 판'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우세하다. 이들 두 건설사 모두 해당 사업 시공권 확보를 통해 '그간 악재를 이겨내고, 재도약 발판으로 삼겠다'는 의지가 출혈 경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해당 조합은 이번 수주전에 있어 단순 공사비 경쟁이 아닌 △자금 조달력 △사업 안정성 △시공 능력 등 다면적 기준을 적용해 최종 시공사를 판단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춘식 용산정비창전면 제1구역 재개발정비사업조합 실장은 "오는 6월14일 총회를 열고 최종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라며 "두 회사 모두 마지막 제안이 아직 남아있는 만큼, 조합원들은 어느 때보다 신중하고 엄격한 기준을 갖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연 어느 건설사가 용산 1구역 사업 시공권을 확보해 재도약을 이뤄낼 수 있을지, 또 해당 사업을 어떤 방향으로 그려나갈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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