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강을 사이에 두고 서울 이남과 이북지역 아파트값 격차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4월 한강 '북쪽 도심부' 용산구 아파트 가격(이하 3.3㎡당)이 평균 6000만원을 넘어서고, 성동구 매매가격이 1년 새 500만원 이상 오르는 등 시세 상승을 견인했다. 그럼에도 불구, 한강 '이남지역' 서초·강남구가 전년대비 1000만원 이상 급등하며 압도적 가격차를 나타냈다.

서울 한간 이남·이북 3.3㎡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 부동산R114 REPS
이남지역 '매매가 상승'은 기준금리 인하 기조 속 다주택자 중과세 및 공급 희소성 등이 맞물리며 고가주택 밀집지 위주로 '똘똘한 한 채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잠실·삼성·대치·청담동 일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2월13일~3월23일)가 단기간 집값 상승폭을 자극하는 기폭제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부동산R114가 한강 이남·이북지역 아파트 월 평균 매매가격을 조사한 결과, 4월 이남지역 11개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5334만원이다. 한강 이북 14개구 평당가(3326만원)보다 2008만원 높은 수치다. 이는 부동산R114가 아파트 매매가 시세 조사를 시작(2000년)한 이래 월간 기준 최대 격차다.
지난해 같은 기간(2024년 4월)과 비교해 1년간 강북권역이 7.4%(3097만원→3326만원) 상승할 강남권은 12.7%(4735만원→5334만원) 올라 가격 상승 압력이 컸던 게 편차를 키운 것으로 확인된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이남지역은 전년대비 △서초구 1094만원 △강남구 1011만원 △송파구 891만원 뛰며 매매가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서초구는 잠원·반포동, 강남구는 압구정동, 송파구는 잠실·신천동 등 정비사업 기대감이 높은 단지와 준공 10년 미만 준신축 위주로 선별 매수되며 가격 오름폭이 컸다.
이북지역의 경우 한강벨트에 위치한 △성동구(537만원) △용산구(478만원) △광진구(463만원) △마포구(454만원) 순으로 가격 상승폭이 컸다.
지역을 대표하는 트리마제(성동구)·나인원한남(용산구)·워커힐(광진구)·마포래미안푸르지오(마포구) 등 랜드마크성 단지가 시세 상승을 주도했고, 4~5월에도 거래 신고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한강변 인접단지 매매가 오름세가 가속될수록 상대적으로 상승 속도가 더딘 도봉·강북 등 외곽지역과의 가격 편차가 확대될 전망이다.

전년 동기 대비 자치구별 3.3㎡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 Ⓒ 부동산R114 REPS
한편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지정(3월24일) 이후 강남3구 등 핵심 아파트는 실거주 요건 강화에 따라 매입 문턱이 높아지며 거래가 다소 주춤하고 있다.
하지만 희소성·상징성·미래가치 바탕으로 자본력을 갖춘 수요층이 뒷받침되며, 서초·강남구는 허가구역 재지정 이후에도 상승 거래 비중이 확대되는 등 아파트 가격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더불어 강동·성동·광진·마포 등 한강변 프리미엄 지역 역시 대체 투자지로 관심 속에서 가격 상승 기대감이 번질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한강 이남·이북지역 간 아파트 가격은 최근 2년간(2023년 4월~2025년 4월) 가격 편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라며 "특히 이남·이북 생활권 중에서도 강남3구와 마주하는 한강벨트 라인 위주로 가격 상승 여력이 커 격차가 벌어지는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양극화가 고착화되면 특정 지역으로 수요와 자본이 쏠려 주택시장 불안정과 자산 불균형이 심화된다"라며 "핵심지 수요 집중 및 집값 과열 신호를 주시하며 양극화 완화를 위한 정교한 대책 보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