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이달 소비자심리지수가 4년7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반등하면서 계엄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조치, 새 정부 출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27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중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1.8로 전월 대비 8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20년 10월(+12.3p) 이후 4년7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6개의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다. 장기평균치(2003~2023년)인 100보다 높으면 소비 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CCSI는 지난해 7~11월까지 100 이상을 기록했다가 지난해 12월 계엄 사태 여파로 88.2로 급락했다. 이후 지난달까지 5개월간 소폭 증가에 그치며 기준값을 밑돌았으나 이달 급반등했다.
이혜영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추경안 국회 본회의 통과, 미 상호관세 유예조치 등 통상리스크 완화, 새 정부 출범 및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소비자심리지수가 크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심리회복을 제약했던 정치불확실성이나 관세정책 등의 부정적 요인들이 최근 다소 완화되면서 낮은 수준에 머물렀던 기저효과도 일부 있었다"며 "향후 경기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보니 계속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달과 비교하면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는 모두 상승했다. 특히 향후경기전망(91)은 18p 상승하며 지난 2017년 5월(22p 상승) 이후 8년 만에 최대 폭으로 치솟았다.
현재경기판단CSI(63)는 11p 상승했다. 추가경정예산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와 미국 상호관세 유예 조치, 미중 무역협상 진전 등으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생활형편전망(97) 역시 5p 오르며 장기평균을 상회했다.
가계수입전망CSI(99)와 소비지출전망CSI(108)는 전월 대비 모두 3p씩 상승했다. 취업기회전망CSI(88)는 전월 대비 12p 올랐다. 반면 금리수준전망CSI(93)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3p 하락했다.
주택가격전망CSI(111)는 3p 상승했다. 이는 3개월 연속 상승세로, 지난해 10월(116) 이후 7개월 만에 최고치다. 서울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재지정에도 수도권 아파트 가격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지수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금리수준전망CSI(93)는 3p 하락했다. 미국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국은행 역시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란 관측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6%으로 전월 대비 0.2%p 하락했다. 3년 후와 5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도 각각 2.5%로 같은 기간 0.1%p 떨어졌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 비중은 △농축수산물(51.3%) △공공요금(47.0%) △공업제품(33.4%) 순이다. 전월에 비해 △공공요금(2.6%p) △개인 서비스(2.3%p)의 응답 비중이 증가했다. 다만 △공업제품(-4.9%p)의 비중은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