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7개월 만의 '반란'…'美 증시 탈출' 서학개미, 채권으로 갈아탔다

치솟는 국채금리에 금융시장 변동성↑…환율 급락 따른 '수익률 우려' 영향

박진우 기자 | pjw19786@newsprime.co.kr | 2025.05.26 16:43:00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위협'에도 줄곧 순매수 행진을 이어오던 서학개미들이 미국 주식에서 발을 빼고 있다. ⓒ 챗 GPT 생성 이미지.


[프라임경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위협'에도 줄곧 순매수 행진을 이어오던 서학개미들이 미국 주식에서 발을 빼고 있다. 대신 안정적인 미국 국채로 자금을 이동하는 분위기다. 치솟는 미국 국채금리에 대한 기대감에 더해 원·달러 급락에 따른 우려까지 겹치면서다. 

26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3일까지 서학개미들은 미국 주식을 10억6545만 달러(약 1조4557억원) 순매도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만에 매도 우위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참고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미국 주식 순매수 금액은 △12억7937억원 △10억4621만 달러 △40억7841만 달러 △29억7546만 달러 △40억7239만 달러 △37억537만 달러였다.

미국 주식을 사들이던 서학 개미들은 이달 들어 채권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미국 채권을 11억4523억원 순매수 했다. 지난달 채권 순매수액이 12억3231만 달러임을 고려하면 이달엔 더 많은 채권을 순매수 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올해 들어 개인 투자자는 △1월 6억9297만 달러 △2월 12억7641만 달러 △3월 8억862만 달러 등 미국 채권을 계속해서 사들이고 있다.

서학개미들이 채권으로 갈아타는 이유는 미국 국채금리가 치솟으면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22일 30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연 5.16%까지 치솟았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감세안이 미 하원을 통과하면서 미국의 재정 적자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경기 동향을 잘 반영하는 10년물 금리 역시 연 4.63%까지 뛰어 조만간 5% 선을 넘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미국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반면 채권의 상대적인 매력도는 커진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만큼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환율 불안 역시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1500원대를 위협했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1360원대로 떨어졌다. 최근 미국이 한국에 원화 가치 절상을 요구했다는 소문이 더해지면서 달러·원 환율은 급락했다. 원·달러 환율 급락이 실질적 수익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 좀 더 안정 자산인 미국 국채를 사들였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달러를 원화로 교환하는 것은 손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안정적인 미국 채권으로 자금을 이동하고 있다"고 짚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자산을 줄이려는 글로벌 추세 때문에 미국 채권이 흔들리지만 사실 이를 대체할 자산이 딱히 없는 것도 사실"이라며 "이런 타이밍 때문에 해외 투자를 꾸준히 하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미국 주식 대신 채권으로 자산을 옮기려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