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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 한달새 21조원 빠지자…은행권, 고금리 이색 적금 경쟁

우대금리 활용, 예금 유출 방어 "콘텐츠 결합 전략 필수"

장민태 기자 | jmt@newsprime.co.kr | 2025.05.16 14:19:10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은행권이 이색 조건을 내세운 예·적금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금리 인하 기조에 대출 수요가 급증한 반면, 예금 잔액은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어서다. 이에 유동성 확보를 위한 은행권의 전략이 다양해졌다는 평가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정기예금과 일반예금 등이 포함된 은행 저축성예금 잔액은 4월 말 기준 1702조6000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21조3000억원 감소했다.
 
은행 저축성예금이 올해 2월(20조9000억원)과 3월(8조1000억원) 연속 증가세를 보였지만, 지난달 들어 갑작스럽게 감소세로 전환됐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리 인하가 시작된 건 지난해부터였지만, 그래도 아직 높은 수준이라고 판단한 '막차 수요'가 올해 초 예금 증가세를 견인했다"며 "하지만 예·적금 금리가 3%대 이하로 떨어지면서, 저축성 자금이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리 메리트가 앞으로도 더 낮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올해 예금 잔액 감소 추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다양한 조건을 내건 이색 예·적금 상품들이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시장금리와 무관하게 조건에 따라 자체 우대금리를 적용할 수 있는 구조를 활용할 수 있어서다. 이를 통해 금리 경쟁력을 높이고 예금 유출을 방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은행 저축성예금 월별 증감 규모. ⓒ 프라임경제

   
우리은행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부모가 자녀세대에 고금리 혜택을 선물할 수 있는 '우리 내리사랑 적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만 50세 이상인 금융소비자가 우리은행 애플리케이션(앱) '우리WON뱅킹'에서 가입코드를 발급받아 자녀나 손주에게 전달하면, 자녀세대가 최고 연 8.0% 이자를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선착순 10만좌 한정으로 오는 9월30일까지 가입할 수 있다. 

SC제일은행은 이달 23일까지 전기에너지 절감률에 따라 최고 연 7.2%의 금리가 적용되는 '두드림적금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번 이벤트는 녹색건축포털 '누리집'에서 현재 거주지의 전기 에너지 사용량 조회가 가능한 두드림적금 신규 가입자가 대상이다. 최고 금리를 받기 위해서는 6개월 동안 전기에너지 사용량을 전년 동기 대비 5% 줄여야 한다.

케이뱅크는 지난 14일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와 협업한 '궁금한 적금'의 시즌3를 공개했다. 이 적금은 31일 만기 상품으로, 매일 입금할 때마다 우대금리가 랜덤 적용된다. 가입자는 기본금리 1.2%에 우대금리 최대 6.0%p를 더해 최고 연 7.2%의 이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케이뱅크는 이번 적금에 디즈니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감성적인 요소도 담았다. 매일 입금할 때마다 릴로 & 스티치'를 주인공으로 한 스토리를 함께 제공해 자금을 유치한다는 복안이다.

은행 한 관계자는 "고금리 시대에는 예금 잔액에 대한 우려가 크지 않았지만, 최근 금리 하락세로 예·적금 수요가 줄며 유동성 확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제는 콘텐츠 결합형 이색 상품을 통해 소비자를 사로잡는 전략이 필수"라고 분석했다.

이어 "당분간 단순한 금리 경쟁을 넘어, 재미·추억·감동 등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한 맞춤형 상품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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