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SK이노베이션(096770) 계열 사장단이 연봉을 최대 30% 반납하기로 하는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모습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정유·석유화학 사업 실적 부진이 겹치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적 불황과 관세 전쟁 등 비우호적 경영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생존부등식'을 지키고 미래 에너지 시대를 준비해 SK이노베이션을 더 강한 회사로 만들자"며 구성원에게 경쟁력 강화를 주문하고 나섰다.
최근 박 사장은 SK이노베이션 계열 전체 구성원에게 이메일 레터를 보내며 "우리 스스로 일터를 지켜내겠다는 자강(自强)의 자세로 SK이노베이션 계열을 더 강한 회사로, 더 좋은 일류 회사로 만들어 가자"고 했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 ⓒ SK이노베이션
현재 국내 정유사들은 △유가 하락 △정제마진 악화 △고환율 등의 복합 위기 상황에 직면하면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화학산업에서도 공급 과잉에 따른 구조적 불황이 이어지고 있고, 배터리산업도 투자 대비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 형국이다.
이같이 실적 악화 요인이 중첩되자 박 사장은 SK이노베이션 계열 구성원에게 직접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독려하고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SK이노베이션 계열은 현재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적 불황, 전기차 캐즘 장기화, 미·중 갈등 심화, 관세전쟁 등 퍼펙트 스톰의 한 가운데에 서 있다"며 "비우호적 경영 환경 속에서 SK이노베이션 계열 회사들의 지속가능성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속 생존을 위해서는 고객 가치가 고객이 지불하는 가격보다 크고, 고객이 지불한 가격보다 원가가 낮아야 하는 '생존부등식'이 지켜져야 하는데 SK이노베이션 계열의 원가경쟁력이 훼손돼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또 "회사 경영진으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저를 비롯한 리더들이 생존부등식을 회복할 수 있도록 사명감을 갖고 답을 찾아 나가겠다"며 "일하는 방식 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 불요불급한 비용 최소화 등 일상의 노력이 모일 때 큰 힘을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는 과거 외환위기, 소버린 사태, 코로나 위기 등 여러 차례의 경영 위기를 일치단결해 이겨낸 강한 패기의 DNA가 있다"면서 "SK이노베이션 계열 모든 리더와 구성원이 힘을 한데 모아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다가오는 전기화 시대, 새로운 미래 에너지 시대를 준비해 나가자"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SK이노베이션은 경영진부터 솔선수범하기로 했다. 계열 사장단이 연봉의 20~30%를 자율적으로 반납하기로 한 것. 또 임원들의 출근 시간은 오전 7시로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