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쿠팡Inc가 올 1분기 11조4000억원대로 최대 분기매출을 기록하며 20% 넘는 성장세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배가량 증가했다. 명품 이커머스 파페치, 대만 로켓배송 등 글로벌 사업을 포함한 성장사업 부문이 78% 고속 성장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쿠팡Inc가 7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올 1분기 연결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Inc의 1분기 매출은 79억800만달러로 집계됐다. 1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 1452.66원으로 환산한 매출은 11조4876억원으로 전년 동기(9조4505억원) 대비 21% 성장했다.
이는 분기 매출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직전 최대 매출은 지난해 4분기에 기록한 11조1139억원(79억6500만달러)이다. 달러 기준 1분기 매출은 11% 성장했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은 2337억원(1억5400만달러)으로 전년(531억원·4000만달러) 대비 300% 이상 증가했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2%로 전년(0.6%)보다 수익성이 개선됐다. 당기순이익은 1656억원(1억1400만달러)으로 매출 대비 순이익률 1.4%를 기록해 당기순손실 318억원을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쿠팡Inc의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활성 고객은 2340만명으로, 전년 동기(2150만명)와 비교해 9% 늘었다. 프로덕트 커머스의 원화 기준 매출은 9조9797억원(68억70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성장했다. 프로덕트 커머스 활성고객당 매출은 원화기준 42만7080원(294달러)으로 6% 증가했다.
파페치·대만·쿠팡이츠 등 성장 사업 부문 매출(10억3800만 달러)은 원화 기준 1조50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성장했다.
성장사업의 조정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손실은 2440억원(1억6800만 달러)으로 전년 동기(2470억원)와 비교해 적자 규모가 소폭 줄었다.
◆"수년간의 투자와 노력의 결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규모인 11조4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한 배경에 대해 "수년간의 투자와 노력의 결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유통 시장 구조가 비슷한 대만에서도 쿠팡 성장의 핵심 경쟁력인 '로켓배송' 사업을 확대해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경영 구상을 밝혔다.
이날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1분기 연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견고한 성장과 마진 확대를 동시에 달성하는 일관된 추세는 비용 최소화로 최고의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수년간의 투자와 노력의 결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기 상품군 확대'를 통해 혜택을 늘려 좋은 고객 반응을 이끌었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상품군 확대로 가격은 낮추고, 배송 경험의 기준을 높이는데 집중해 한국 리테일 시장의 몇 배에 달하는 성장을 프로덕트 커머스에서 이어갔다"도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쿠팡의 매출 신장률은 전년동기 대비 21%(달러 기준 11%)로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한 올해 3월 국내 유통사 평균 매출 신장률(9.2%)의 2배를 웃돈다.
김 의장은 "한국 로켓배송에서 신규 카테고리 전 가격대에 걸쳐 고객이 원하는 상품군을 추가하는 데 집중했다"며 "다양한 상품군 확대로 이번 분기 9개 이상 카테고리에서 구매한 고객 수가 25% 이상 증가하는 등 고객 참여가 활발해졌다"고 분석했다.
쿠팡은 뷰티 버티컬 서비스 알럭스(R.LUX)에 에스티 로더, 랑콤 등 기존 브랜드에 키엘·돌체 앤 가바나·조 말론 같은 유명 브랜드를 추가했다. 이밖에도 일반 로켓배송 여러 카테고리에 스와로브스키·컨버스·웨지우드·로얄 코펜하겐·네스프레소 등 인기 브랜드가 입점했다.
또 마켓플레이스 셀러들의 로켓배송이 가능한 '로켓그로스'(FLC) 사업도 전체 비즈니스보다 몇 배 성장하면서 강력한 모멘텀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쿠팡이 제공하는 빠른 속도와 편리함, 효율성 등이 셀러에 엄청난 성장 동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며 "로켓그로스는 셀러를 위해 보관·포장·배송·반품을 처리하면서 수만개 소규모 업체에 성공을 위한 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췄다"고 강조했다.
◆대만에서도 로켓배송 사업 확장
앞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대만에서도 로켓배송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성장사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더 큰 성장과 수익성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며 "이러한 흥미로운 기회가 대만"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번 분기 대만 상품군은 500% 가까이 확대됐다"며 "코카콜라·펩시·P&G·유니참과 같은 글로벌 브랜드뿐 아니라 대만 고객에게 매우 중요한 현지 브랜드를 포함한 공급업체와 직접적인 관계를 구축하는데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이들 브랜드들은 대만 현지에서 로켓배송이 서비스되고 있다.
이어 대만 고객들의 반응이 긍정적이며, 재방문 빈도·지출금액이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쿠팡Inc는 올 1분기 와우 멤버십을 대만에 론칭했다. 김 의장은 "한국의 와우 멤버십과 마찬가지로 와우 회원들에게 엄청난 가치와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회원 지출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초창기 우리의 성공을 견인한 자본 배분 원칙을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하면, 중장기적으로 프로덕트 커머스와 동일한 성장 궤적을 그리며 상당한 주주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명품 이커머스 파페치에 대해선 "다음 단계(next phase)로 확장을 위해 사업을 재정비하고 있다"고 했다.
김 의장은 "전 세계 어디서나 고객에 세계 최고의 럭셔리 제품과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며, 지난 몇 분기 동안 이 전략에 맞춰 운영과 고객 서비스를 간소화해 상당한 전진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경영난과 파산 위기를 겪었던 명품 이커머스 '파페치'는 인수 1년 만에 지난 4분기 조정 에비타 흑자 418억원을 달성하는 성과를 냈다.
한편, 쿠팡Inc는 이날 최대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중에 발행된 클래스A 보통주 주식 가운데 최대 10억달러에 달하는 자사주를 매입하는 프로그램을 이사회에서 승인하면서다.
거랍 아난드 CFO는 "자사주 매입은 당사가 활용할 수 있는 여러 수단 중 하나로, 기존 시장 상황을 활용해 주주들에게 의미 있는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정도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은 처음이며, 기회가 생길 때마다 이를 활용하는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당사는 전반적인 자본 배분 우선순위를 고려해 자사주 매입 속도를 신중하고 엄격하게 결정하겠다. 최고 수준의 장기적인 주주 가치 창출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