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과 미국발 관세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증폭됨에 따라 K-배터리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는 현재 사실상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생산 세액공제(AMPC)에 기대는 모습인데, 전기차 배터리에 이어 에너지저장장치(ESS) 미국 생산 전략을 취해 불확실성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최근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37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8.2%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AMPC 보조금은 전 분기보다 21% 늘어난 4577억원으로, 이를 제외하면 83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작년 4분기에는 AMPC 제외 손실이 6028억원이었다.
삼성SDI(006400)는 AMPC 보조금으로 전 분기보다 845억원 늘어난 1094억원을 수령했다. 다만 AMPC 혜택에도 434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SK온 역시 AMPC 보조금 1708억원을 포함하더라도 2993억원의 적자를 냈다.
그동안 K-배터리업계는 미국 현지에 공격적인 투자를 집행한 결과로 AMPC 보조금 혜택을 받아왔다. 특히 캐즘 장기화 국면에서 AMPC는 배터리 기업의 수익성과 직결되며 실적 방어에 큰 역할을 해왔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내에서 △미시간 홀랜드 단독공장 △오하이오 얼티엄셀즈 1기 △테네시 얼티엄셀즈 2기 총 3곳에서 공장을 가동 중이며, 추가로 △오하이오 혼다 합작공장 △조지아 현대차 합작공장 △미시간 랜싱 단독공장 △애리조나 단독공장 등을 건설하고 있다.
SK온도 미국에서 자체 공장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를 운영하고 있고, 내년 초 가동을 목표로 현대차그룹과의 합작공장도 건설 중이다.
미국 투자가 비교적 늦었던 삼성SDI 역시 스텔란티스와의 합작공장 가동을 조기에 마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공장 건설 공사도 2027년 양산을 목표로 개시했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상 IRA 축소 및 변동 가능성이 있지만, 일단 AMPC 수혜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업계는 배터리 공급망 미국 현지화를 추진함과 동시에 캐즘 돌파구로 부상한 ESS 라인 전환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SK온은 최근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전체 공급망 고려 시 미국 관세로 인한 단기적 비용 영향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를 완화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원재료 조달의 미국 현지화를 추진하고, 특히 중국 의존도가 높은 음극재는 중국 외 지역에서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ESS 수주를 논의하고, 미국 생산라인 일부를 ESS용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하기로 했다. 삼성SDI도 미국 내 ESS용 배터리 생산 거점 확보를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북미에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소재 업체와 협력, 원재료 현지 생산 가속화를 추진한다. 또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 ESS 라인을 구축해 예정보다 1년 빠르게 북미 현지 생산을 앞당기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