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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의 신격전지 야구장, 프로야구 콜라보로 '홈런'

야구팬 사로잡는 협업 상품 잇달아 출시…롯데그룹도 대열 합류

배예진 기자 | byj2@newsprime.co.kr | 2025.04.22 10:44:43
[프라임경제] 국내 야구팬들이 급증하면서 식품업계는 야구장을 새로운 소비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식품업계는 팬심을 겨냥한 다양한 콜라보 상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KBO리그 총 관중 수는 △2022년 607만6074명 △2023년 810만326명 △1088만7705명으로 꾸준히 증가해 오며 역대 최고 기록 천만 관중을 돌파했다. 젊은 여성 팬들의 대거 유입과 인기팀의 성적 등으로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 종목으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야구장은 식품 업계의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 식품사들은 특정 구단과의 스폰서십으로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 SPC삼립(005610)은 한국야구위원회(KBO),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와 협업해 'KBO빵(크보빵)'을 지난달 19일 출시했다.

SPC삼립의 '크보빵' 라인업. ⓒ SPC삼립


크보빵은 출시 3일 만에 100만봉, 10일 만에 300만봉이 팔리면서 그 인기를 입증했다. 덕분에 국내 대표 편의점 3사는 크보빵 효과를 톡톡히 봤다. GS리테일(007070)은 크보빵 출시 이후인 3월20일부터 29일까지 빵 매출신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35.9% 올랐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3월19일부터 25일 동안의 빵 매출이 지난주 대비 40% 증가했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282330)은 크보빵 출시 당일 첫 발주 물량을 완판할 정도였다.

각 제품에 구단별로 대표 선수와 마스코트가 포함된 띠부씰은 이러한 매출 신기록에 일조했다. 띠부씰은 팬들이 응원하는 구단의 선수를 모두 수집하게끔 유도하는 역할을 했다. 다만 크보빵에는 롯데 자이언츠 구단만 빠져 있어 팬들에게서 아쉬움을 샀다.

SPC삼립은 제빵업계 경쟁사인 롯데웰푸드(280360)가 있어 협업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야구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롯데그룹 편의점 계열사 세븐일레븐은 롯데 자이언츠와 협업해 '거인의 함성, 마!' 상품 시리즈를 오는 5월 선보일 계획이다.

롯데 자이언츠 구단의 시그니처 응원 문구 '마!'를 활용했으며, 롯데 자이언츠 로고, 마스코트, 120종 랜덤 띠부씰을 상품 패키징에 담을 예정이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부터 기획 준비 단계를 거쳐 스낸, 맥주, 빵, 아이스크림 등 먹거리 위주로 상품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롯데웰푸드에서 2003년 출시했던 과자 '팅클'과 장수 인기 '꼬깔콘'도 이번 협업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소비자들에게 선보인다.

뿐만 아니라 롯데칠성음료(005300) 맥주 '크러시'도 롯데 자이언츠 옷을 입고 각각 '마! 비어라'로 새롭게 단장해 5월 중순 출시된다. '크러시'는 '세븐셀렉트 자이언츠 육각 꼬깔콘'과 함께 내달 2일 사직야구장에서 먼저 출시될 예정이다. 이후 수도권과 부산·경남 지역에 한정 운영된다.

세븐일레븐은 이번 롯데 자이언츠 협업을 통한 차별화 단독 상품 운영을 통해 스포츠 팬덤을 흡수하며 브랜드 로열티를 높이고 도전, 변화, 역동, 영&트렌디(young&trendy) 등의 키워드로 대변되는 브랜드 이미지 리포지셔닝을 올해도 지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세븐일레븐과 롯데 자이언츠 콜라보 제품 라인업. ⓒ 코리아세븐


하이트진로(000080)도 야구팬들을 위해 고척스카이돔 인근 '라마다 서울 신도림 호텔'과 협업해 일부 객실을 야구장 분위기로 느낄 수 있도록 꾸몄다. 방은 하이트진로의 맥주 제품 '켈리(Kelly)'를 활용해 '켈리 브랜딩 룸'으로 마련됐다.

웅진식품의 '하늘보리'도 KBO와 정식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롯데 자이언츠를 제외한 9개 구단별 마스코트가 담긴 '하늘보리 KBO 에디션'을 지난달 출시했다. 남양유업(003920)도 야구팬들의 응원 열기를 활용한 '불가리스 위쎈(이하 위쎈)' 증정 이벤트를 열었다. 

이 같은 프로야구 콜라보 제품이 큰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비결에는 야구팬층의 변화이다. 야구장은 40·50대 남성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최근 20·30 여성의 비율도 증가하자 식품업계는 이에 맞게 여성 고객층까지 고려한 제품을 출시한 것이다. 

지난 3월27일 티빙이 공개한 시청 행태 분석에 따르면, 전년 동기 대비 KBO 리그 개막전 주말 티빙의 KBO 리그 시청 UV(순 방문자 수)는 16%, 총 시청 시간은 130% 증가했다. 이번 개막전에서 가장 많이 경기를 시청한 연령층은 20대(31%)로 나타났다. 30대(25%), 40대(23%)가 뒤를 이었다. 25~29세 여성 이용자 비중이 10%로 가장 높았으며, 20대 여성 전체 비중은 20%에 달했다.

지난해 야구 열풍에 이어 올해 가을 야구까지 이러한 유행이 이어갈지 식품업계는 주목해야 할 것이다. 두산 베어스의 한 관계자는 "구단마다 앞다퉈 마케팅 경쟁을 하고 있다"며 "특히 2030 팬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이 주효했다"고 전했다. 이어 "포토존을 운영하고 인기 캐릭터와 협업을 진행한 점도 젊은 팬들의 호응을 끌어냈다"고 덧붙였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야구팬들은 시즌 동안 경기장에 꾸준히 오기 때문에 충성 고객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젊은 스타 선수들이 탄생하면서 유니폼 등 의류에 그치지 않고 키링이나 포토카드 등 굿즈가 다양해진 것도 새로운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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