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20년 당시 세종시 아파트 단지 모습.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오는 6월 조기대선을 앞두고 '대통령실, 세종시 이전' 의견이 쏟아지면서 세종시 인근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다만 이번에도 현실적 대안 없이 기대 심리만 자극할 경우 오히려 시장 급락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게 문제다.
조기 대선 확정을 기점으로 세종시 부동산 시장이 급변하는 흐름이다. 특히 세정부세종청사와 가까운 종촌동, 나성동, 새롬동 등 주요 단지 위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세종시의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지난 3월)는 2024년 8월 이후 8개월 만에 상승하며 전월 대비 16.6p 오른 121.7p를 기록했다.
또 직방 분석 결과, 아파트 거래량(687건) 역시 1월과 비교해 2.6배, 거래총액(3510억원)도 2.8배 늘어나며 호가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런 시장 급변화는 여야 대선 주자들이 제시한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 공약을 향한 기대감이 매수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게 업계 시선이다. 정치권조차 '대통령실까지 세종으로 옮기자'라는 의견마저 거론되면서 불을 지피고 있다.
뿐만 아니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세종 신도시(행복도시) 중심부' 세종동 일대 210만㎡를 '국가상징구역'으로 지정, 개발을 추진하면서 실수요·투자수요 모두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사실 세종시 '수도 이전' 공약은 이전 2020년부터 반복되는 현상이다. 청와대·국회 이전 공약에 따른 호재 때문에 세종시 대상으로 투자 수요가 몰린 것이다.
당시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가 누적 44.93%로, 전국 1위를 기록하기도 했으며, 서울 지역 내에서도 흔하지 않던 '10억원 돌파' 아파트(전용면적 84㎡ 기준) 거래 사례도 속출했다.
다만 이런 공약의 맹점은 헛된 호재 거품이 사라지면서 시장이 하락세로 급변한다는 점이다. 실제 최고점을 찍은 당시의 신고가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한 모습이다.
일례로 고운동 가락마을13단지(전용59㎡)는 2021년 3월 4억9900만원(14층)으로 최고 실거래가를 찍은 뒤 올해 1월 2억8000만원으로 거래됐다. 새뜸마을10단지(전용 84㎡)은 2021년 9월 12억원(22층)으로 최고가를 보였지만, 올해 1월 8억원 초반대로 거래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선거철만 되면 정치권에서 부동산 관련 호재 공약을 쏟아내고 있어 시민 피로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번 조기 대선도 행정부 '대통령 집무실 세종 완전 이전' 등 현실적 움직임이 없다면 이전처럼 급등 이후 급락 현상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수도권에 집중된 수요를 지방으로 분산해야 서울 집값도 안정세를 찾을 수 있는 만큼 이번에는 공약이 단순 공(空)약으로 끝나지 않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