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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개통 첫돌 맞이한 GTX A-노선 "770만명 삶의 풍경을 완전히 바꾸다"

교통혁신 파워 여전…후속 B·C 노선 건설경기 침체 등 여파 '브레이크' 우려

박선린 기자 | psr@newsprime.co.kr | 2025.04.19 14:39:10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이 개통 1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1년간 GTX-A 누적 이용객 수는 771만783명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GTX-A 운정중앙역에서 열차가 지나가는 모습. = 박선린 기자


[프라임경제] '교통혁명'이라 불리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사업 1호인 A-노선이 개통 1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2014년 기본계획 수립에 착수해 2016년 착공을 시작한 GTX-A 노선은 최초 사업 논의 후 잡음이 끊이지 않는 등 추진 과정에 묘한 긴장감이 흘렀지만, 정작 개통 1년 만에 누적 이용객은 무려 770만명을 넘어섰다. 나아가 그동안 기존 대중교통에서 적지 않은 시간을 낭비하던 시민들 대부분은 '삶의 풍경을 완전히 바꿨다'는 긍정적 반응을 내비친다.

1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GTX-A 노선 개통 1년간 누적 이용자는 771만78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월30일 운행을 개시한 수서~동탄 구간은 410만명이, 그해 12월28일부터 운행한 운정중앙~서울역 구간은 3개월여간 360만명이 탑승했다. 

특히 운정∼서울역 구간의 경우 하루 평균 이용객(3월 말 기준)이 4만5600여명으로, 파격적 시간 절약 효과를 바탕으로 높은 이용률을 유지하며 순항하는 분위기다.

교통 혁명 따른 편의성 개선…역사 이동 불편함은 아직 '적응기'

"이전에는 지각을 피하고자 뛰느라 주변을 느낄 새가 없었다. 업무보다도 출근길이 힘들어 서울로의 이사를 심각하게 고민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오히려 아침 시간을 즐기는 편이다. 특히 역 접근성을 높인 파주시 버스 연계교통과 역사 지하 1층 버스환승센터를 알차게 이용하고 있다." - 운정중앙~서울역 구간 이용자 30대 A씨(경기 파주 거주)

"2023년 전후로 직장을 서울에서 킨텍스 인근으로 옮기면서 새벽부터 일어나 출근해야 했다. 다행히 지난해부턴 허겁지겁 준비하지 않고, 한층 여유로운 아침시간을 맞이하는 중이다. 물론 비용 측면에 있어 '비싸다'라고 느낄 수 있지만, 경기패스 등 할인 혜택을 사용하니 만족스러워 앞으로도 계속 이용할 예정이다." - 킨텍스~연신내역 구간 이용자 40대 B씨(서울 은평구 거주)

본지가 만난 이용객 대부분은 획기적으로 줄어든 이동 시간에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기존 운정~서울역 간 이동시간에 있어 경의중앙선을 이용하면 46분, 버스 탑승시 1시간 가량 소요된 반면, GTX로는 '21분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서울역에서 연신내역까지는 대략 5분대다.

노선도 및 운행속도가 표시되고 있는 열차 내부의 전광판. = 박선린 기자


개찰구 안팎으로는 개통 이후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혹시 모를 승객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역무원을 배치돼 있다. 역내 안내원들은 탑승 방법·요금 등 위주의 안내에 그친 초반과 달리 최근에는 출구에 따른 버스 정류장이나 자판기 위치 등도 설명하고 있다.

물론 GTX 이용에 있어 아쉬운 반응도 적지 않았다. 특히 지하 40~50m 아래 대심도 터널을 달리는 열차라는 점에서 역사 내 장기간 이동에 대한 불편함은 '적응기'를 벗지 못한 상태다. 

실제 운정중앙역 기준 역사 입구에서 승강장까지 엘리베이터 탑승시 1분 남짓 걸리는 반면 에스컬레이터로 이동할 경우 대략 5분 정도가 소요된다. 출퇴근 시간을 감안하면 이동 시간은 더욱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30대 직장인 권모씨는 "각 역마다 엘리베이터가 여러 대 설치돼있긴 하지만, 사람이 몰리는 출퇴근길에는 오픈런이 필요할 정도로 엄청난 대기줄이 형성된다"라며 "물론 에스컬레이터로 내려갈 순 있지만, 한참 지하인 대심부까지 체감 상 7분 이상 걸려서 겨우 늦지 않게 열차를 탈 수 있을 정도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일 이용객이 더욱 늘어나거나 에스컬레이터 고장 사태라도 발생해 계단을 이용해야 한다면 GTX 이용은 쉽지 않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GTX-A 운정중앙역의 에스컬레이터(왼)와 지하 3층에서 지하 8층까지 오가는 엘리베이터(오). = 박선린 기자


이런 일부 불편함을 제외하면 GTX를 향한 여론은 대부분 긍정적이다. 서울 접근성 향상에 따라 이동 패턴 및 공간 개념이 바뀐 건 물론, 교통 혼잡도 감소해 생활 편의성이 전반적으로 개선됐다는 분위기다.

'삼성역' 무정차 통과도 기대감↑…안갯속 갇힌 B·C노선 "재정 방안 마련 시급"

더욱이 아직 'GTX 효과 본격화 시점'은 아직 도래하지 않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기대감은 나날이 확대되고 있다. 

실제 국토부는 내년 '삼성역 무정차 통과'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남·북 구간을 이어 수요를 끌어올리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삼성역 '무정차 통과'시 파주 운정중앙역~화성 동탄역 연결을 통해 교통 편리성이 대폭 개선되는 동시에 이용객들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나아가 오는 2028년 기점으로 삼성역까지 개통하면 '강남까지 30분'이라는 상징적 변화로 인해 GTX 영향권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GTX-A 운정중앙역 열차 내부. 표정속도 시속 101km/h(최고시속 180km/h)로, 일반 지하철의 3배이기에 약간의 진동이 느껴진다. = 박선린 기자


다만 A-노선을 제외한 이외 GTX 사업은 착공 지연 등 때문에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예산을 투입해 추진한 A노선과 달리, 민간자본을 투입한 B·C노선은 이해관계에 따라 엉킨 실타래를 풀지 못해 첫 삽 조차 뜨지 못한 것이다. 

당초 윤석열 전 대통령은 지난해 개최한 착공식을 통해 B-노선(인천 송도~경기 남양주)과 C-노선(경기 양주~수원)을 각각 2030년, 2028년 연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정작 해당 노선들 모두 공사비 상승 및 자금조달 문제가 불거지면서 사업 추진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실제 대우건설(047040) 컨소시엄이 책임진 B노선(인천대입구역~마석역) 가운데 용산~상봉(19.95㎞) 구간을 제외한 인천대입구~용산·상봉~마석구간은 아직 공사 개시를 못하고 있다. '경기북부' 양주 덕정에서 '남부' 수원까지 잇는 C노선의 경우 민간사업자와의 공사비 협의도 체결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공사 기간이 각각 72개월과 60개월인 B·C 노선이 지금 착공하더라도 완전 개통 시기는 빨라야 2031년 이후"라며 "여기에 원자재 가격 인상 등 건설 경기 악화가 사업 추진 속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더군다나 이미 수차례 걸쳐 제동이 걸린 사업 속도가 '탄핵 유탄'까지 맞아 추진 동력을 상실한 상태"라고 부연했다. 

개통 1주년을 맞이한 GTX A-노선이 이전과는 다른 교통 혁신을 선사하면서 큰 호응을 받고 있는 가운데 과연 정부가 직면한 각종 난관을 해결하고, 사업 추진의 돛을 펼칠 수 있을지 과감한 결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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