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부산 해운대구 대우마리나1·2차 아파트가 기존 조합방식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신탁방식 재건축을 본격 추진하고 나섰다.
조합방식에서 흔히 발생하는 비리, 사업 지연, 갈등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신탁방식이 급부상하면서 정비업계가 이번 사례를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이번 대우마리나 재건축은 부산 최초로 '아파트-상가 독립 정산제'를 도입, 이해관계 충돌을 최소화하며 세대당 약 1억원의 재건축 분담금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조합방식, 10년이 지나도 첫 삽 못 뜬다
대우마리나 정비위원회 관계자는 "주변의 남천 삼익비치, 우동 현대아이파크 사례처럼 조합방식은 설립 이후 10년이 지나도록 착공조차 못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비리 의혹과 소송전, 정보 비공개로 인한 주민 갈등은 이제 정비사업의 고질병"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조합방식은 대표단의 견제 장치가 미흡해 업체 선정 비리나 자금 유용 문제가 반복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여기에 이해당사자 간의 갈등이 심화되면 소송이 이어지며 수년간 사업이 정체되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신탁방식, 투명성과 속도 모두 잡아
이 같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대우마리나는 신탁방식으로 전환하고 코람코자산신탁과의 MOU를 체결해 본격 추진에 나섰다.
신탁방식은 금융감독원의 감독을 받는 신탁사가 사업의 시행을 주도하며, 자금·계약·정보 공개 등 모든 절차를 투명하고 법적으로 관리한다.
배경현 신탁방식정비위원장은 "상가가 보유한 약 3000평의 지상 용적률을 아파트가 공동 활용하는 대신 상가는 지하층 개발을 맡기로 합의했다"며 "그 결과 약 1500억원의 추가 수익이 예상되며 세대당 1억원의 분담금 절감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대우마리나1,2차 배경현 신탁방식정비위원장(왼쪽)과 아파트상가 최형열 신탁방식추진위원장이 17일 아파트와 상가 독립정산제 도입을 골자로 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 프라임경제
◆갈등 대신 상생…정비사업 새 모델 제시
과거 대부분 재건축에서는 아파트와 상가 간 수익 배분 갈등이 치열했지만, 이번 대우마리나 사례는 지상·지하를 분리한 정산 구조로 갈등을 원천 차단한 점에서 정비업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과거의 조합방식이 정치화되고 폐쇄적으로 흐르는 구조라면, 신탁방식은 전문성과 법적 통제를 기반으로 한 시민 중심의 새로운 재건축 방식"이라며 "대우마리나 사례는 향후 신탁방식 확산에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대우마리나는 신탁방식 설문조사와 주민 설명회를 거쳐 조속히 사업계획을 구체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