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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무한 도돌이표' 정치 테마주, 이제는 멈춰야 할 때

 

박진우 기자 | pjw19786@newsprime.co.kr | 2025.04.17 10:21:58
[프라임경제] 대선 정국이 본격화되면서 정치 테마주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 이들의 특징은 특정 인물의 이름만 거론돼도 주가가 반응한다는 것이다. 회사의 실적이나 펀더멘털(기초체력)은 뒷전이다. 이로 인한 과열과 급등락, 그리고 뒤따르는 투자자 피해는 또다시 되풀이되는 중이다.

최근 여권 내부에서 한덕수 대행의 차출론이 급부상하면서 시공테크는 연일 상승세를 기록했다. 탄핵선고가 있었던 지난 4일부터 약 열흘 간 381% 폭등했다. 

시공테크가 한 대행 테마주로 분류된 배경은 2008년 당시 박기석 시공테크 회장이 국무총리였던 한 대행과 함께 대통령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민간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는데 이 인연이 최근 대권 이슈와 맞물리면서 한 대행 테마주로 급부상했다. 실적은 커녕 직접적인 연관도 없는 기업이 정치인의 이름만으로 급등한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상지건설(042940)이다. 연일 상한가 행진을 이어간 끝에 지난 16일 종가는 이달 1일 대비 무려 955.29% 치솟았다. 상지건설은 과거 임무영 사외이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캠프에 합류했다고 알려지며 '이재명 테마주'로 묶였다. 

반대인 경우도 있다. 지난 주말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오 시장의 관련주인 진양화학(051630)과 진양산업(003780), 유 의원의 관련주인 대신정보통신(020180), DSR제강(069730)의 주가가 일제히 급락하기도 했다.

관련 기업들이 여러 차례 공시를 통해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으나,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유력 테마주로 통한다.

특히 이러한 정치테마주는 시가총액 1000억원 미만의 중소형주에 해당해 일일 변동성이 크고 리스크 위험도 높다. 

게다가 이러한 정치 테마주들은 선거 시즌이 지나면 거짓말처럼 거품이 꺼진다. 결국 이러한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들의 몫이다.

문제는 이러한 비정상적 시장 흐름이 선거철마다 반복된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은 매번 경고 메시지를 내놓지만, 실질적인 제재는 거의 없다. 작전성 수급이 뻔히 포착되는데도, 거래정지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등 실질적 조치는 뒷북에 그친다. 

투자자 보호는 말뿐이고, 시장 질서에 대한 감독 의지도 흐릿하다. 매번 같은 일이 반복되는데도 사후 수습에 급급한 대응은 여전히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정책도 비전도 없이 이름 하나에 기대 수익을 쫓는 건 잘못된 투자 판단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시장이 정보와 가치를 중심으로 작동하려면, 반복되는 정치 테마주의 유혹부터 경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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