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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 헬멧·사비 진화복…산불 막는 특수진화대의 '눈물의 출동'

44년 된 헬기, 곰팡이 헬멧…산불 최전선에 선 '무장해제' 특수진화대

오영태 기자 | gptjd00@hanmail.net | 2025.04.15 09:02:28
[프라임경제] 산불 현장의 최전선에 투입되는 산림청 특수진화대가 여전히 부실한 장비와 체계 없는 운영 속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헬멧에는 곰팡이가 피고, 진화복은 사비로 마련해야 하는 상황, 심지어는 산불과 무관한 업무에 동원되기도 하면서 전문성까지 위협받고 있다.

산불 현장의 최전선에 투입되는 산림청 특수진화대 모습. ⓒ 프라임경제


충남 A지역에서 근무 중인 한 특수진화대원은 입사한 지 한 달이 넘도록 진화복을 지급받지 못해, 사비로 구입한 장비를 착용하고 산불 현장에 출동하고 있다. 지급된 헬멧은 내구연한이 지나 곰팡이가 피어 있었고, 보호 장비 역시 낡고 부족해 현장 투입에 앞서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특수진화대는 봄과 가을철 등 계절성 근무 특성상 상시 근무체계가 어렵고, 이에 따라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도 부실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림청지회장은 "통일된 운영 교범도 없고, 현장 지휘 시 따를 수 있는 지휘 규범도 마련돼 있지 않다"며 "교육 훈련 체계조차 아직도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원들이 투입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본연의 임무인 산불 진화 외에도 위험 수목 제거 등 산불과 관련 없는 업무에 동원되는 경우도 있어, 전문성을 쌓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한 전직 대원은 위험 수목 제거 작업 중 안타깝게도 사고로 목숨을 잃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장비 노후화 문제도 심각하다. 올해만 두 대의 산불 진화 헬기가 추락했으며, 해당 기체들은 각각 44년, 29년이 된 노후 헬기였다. 언제든 또 다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적 위험에 놓여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과 노조는 "현장 대원들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교육 체계 구축, 노후 장비 교체, 안정적 예산 확보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산불은 재난이지만, 그 재난을 막는 이들의 현실은 여전히 '방치'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산림청이 보유한 산불진화 헬기 50대 가운데 34대가 도입 21년 이상 된 노후 기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종별로는 KA-32가 총 29대 중 23대가 21년 이상 됐으며, BELL 206(7대 전부)과 AS 350(4대 중 3대)도 대부분 노후화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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