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이 '헌재의 파면' 결정으로 일단락되면서 정치권은 조기 대선 체제로 접어들었다. 잠룡들이 저마다 기지개를 켤 준비를 하는 가운데 'PK 잠룡'도 서서히 몸을 일으키고 비상할 채비를 갖추는 모습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난 8일 자신의 국가 리더십 구상을 밝힌 저서 '대한민국 재건을 위한 명령'을 출간해 눈길을 끌었다. 저서에는 '대한민국의 위기는 곧 리더십의 위기' '한국의 보수가 가져야 할 기본 인식' '지역 균형발전을 통한 저성장·저출생 극복 리더십' 등 국가 비전과 보수재건에 대한 그의 분명한 생각이 담겼다.
그동안 박 시장은 대권 도전과는 선을 긋고 무심한 듯 시정일에만 집중해 왔다. 임기를 1년여 남겨둔 시점, 조기 대선인 점에서도 최대한 몸을 낮추고 발언에도 신중한 분위기다.
하지만 최근 종교계와 시민 사회를 중심으로 대선 출마 요구가 일면서, 점차 지역 내 여론도 박 시장의 대권 행보를 반기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만일 부산에서 대통령을 배출한다면 부산의 주요 역점사업인 △글로벌허브 도시 특별법 제정 △한국산업은행 이전 △북항개발 △가덕신공항 확장 조기 개항 △지방 정부 권한 확대 등 굵직한 지역 현안이 해결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 밖에 수도권과 견줄 남부권 광역경제공동체 구축과 해양수도 부산에도 한층 힘이 실리게 될 전망이다.
이런 기대감 속 중심에 있는 박형준 시장은 국회의원, 중앙정부, 국회 사무총장, 광역단체장 등을 거치며 입법·행정 경험을 두루 갖췄다는 평이다. 1990년대 동아대 교수 시절에는 부산경실련을 설립해 사회운동가로도 활동했다.
특히 합리적 보수성향으로 알려져 있고, 대권 주자로서 높은 인지도와 중도층 확장성을 큰 장점으로 꼽는다.
◆'조기 대선' 민주당 이재명 대표 독주체제…국힘후보 10여 명 난립 '친윤계' 눈길
이미 이재명 대표의 독주체제로 굳어진 민주당과 달리, 국민의 힘에서는 '넘사벽' 수준의 대권 주자를 찾기 어렵다는 게 정치권 일각의 시선이다.
현재 국힘 경선 예상 후보군은 대략 10여 명에 이른다. 이들 중 정통 PK 주자는 박형준 시장이 거의 유일하다.
국힘 후보군에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한동훈 전 대표 △유승민 전 의원 △안철수 의원 등이 출마가 유력하다. 또 박형준 부산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을 필두로 유정복 인천시장, 김태흠 충남지사, 이철우 경북지사 등 광역단체장들이 대거 물망에 올라있다.
게다가 이른바 '김나윤'이라 일컫는 탄핵 반대 시위에 선봉장이던 김기현·나경원·윤상현 의원까지 가세하는 모양새다. 과거 박근혜 정부 실세로 꼽히던 이정현 전 의원도 보수 대열에 뛰어들었다.
탄핵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에 몇몇 '친 윤석열계'가 눈에 띈다. 다만 이들을 한 데 묶어서 전부 '잠룡'이라 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일각에선 지난 국힘 의총에서 나온 발언을 인용해서 "폐족(廢族)치곤 후보 난립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보수 정치권에서는 "앞서 '검사 출신' '정치 초보' 대통령 후보를 세워 탄핵이란 최악의 결과로 막을 내렸다"며 "황우여 선관위는 강성 당원들 눈치를 보지 말고, 경선자들의 본선 경쟁력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한편 박 시장이 당내 경선을 뚫으면 대선일 30일 전에 시장직을 사퇴해야 한다. 그의 시장직 사퇴를 두고 우려하는 일부 측근들은 "경선 탈락이면 다시 복귀하고, 대선에서 져도 내년 지방선거 부산시장에 재도전할 기회는 열려 있다"며 "제19대 대선에서 낙선한 홍준표 대구시장도 재기에 성공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