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승윤 전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2월1일 세이브코리아 주최로 열린 부산역광장 집회에서 연설하는 장면. ⓒ 세이브코리아 유튜브 캡쳐
[프라임경제] 부산교육감 재선거가 정치판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유권자의 무관심 속에서 진행되다 보니 후보군 성향을 보수와 진보로 편 가르는데만 치중하는 모양새다.
때문에 기존 정치권 인사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정작 교육의 순수성과 본질이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같은 보수 진영에서도 온건파와 강경파로 갈라진 양상이다. 박종필 부산시 교육감 예비후보는 6일 기자회견 열고 "교육감 선거가 교육이 아닌 정치적 행위로 얼룩지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전영근 예비후보는 지난달 26일 "교육감은 정치인이 아니며, 아이들의 꿈과 교육의 본질을 지키는 교육자"라면서 "정치적 유불리를 앞세운 정쟁이 아닌, 교육 비전과 정책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런 가운데 타 후보들에 비해 상대적 '강경파'로 분류되는 정승윤 예비후보의 과거 발언과 정치적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정 예비후보는 윤정부에서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을 지낸 인사다. 권익위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가 대한민국의 부패방지정책을 총괄하는 것.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행위 신고 등을 접수해 처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권익위 결정 중 가장 화제를 모은 사건이 바로 '명품 디올백'이다. 한때 세상을 떠들썩게 했던 이 사건에 대해 권익위는 "명품가방의 직무관련성이 인정되지 않고, 인정된다해도 대통령 선물에 해당한다"며 '위반 사항 없음'으로 종결 처리했다.
당시 정 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만약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이 있다고 판단되면 그때는 대통령기록물법이 적용되는데, 이 경우 법령에 의해 대통령 배우자가 당연히 수수할 수 있는 금품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공자로 밝혀진 최재형 목사가 직접 김 여사에 준 300만원대 명품가방은 "대통령 선물"이라는 다소 놀라운 해석을 내놓았던 것. 이 장면은 대다수 국민들이 두 사람이 나눈 육성이 담긴 영상을 통해 접했다.
급기야 최 목사가 나서 "(선물 전달에는) 청탁의 의미, 관계 유지의 의미, 접견 티켓팅의 의미가 모두 있었다는 점을 검사에게 분명하게 진술했다"고 반박했다. 제공자 스스로가 청탁성 뇌물이라고 자백한 셈이다.
한편 정 예비후보는 '윤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달 세이브코리아 주최로 열린 부산역 광장에서 연사로 올라 선관위를 비판하고,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개인적인 소신 발언을 문제 삼을 순 없다. 하지만 교육감에 출마하려는 후보가 정치적 편향된 집회에 참석 한 것에 대해선 부적절하다"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 후보는 선거사무소 외벽에도 '정의 승리 윤과 함께'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유세전에 돌입한 상태다.
진보 성향의 차정인 예비후보는 "진보와 보수를 떠나 반헌법적인 계엄에 동의하는 사람에게 교육을 맡길 수 있는가”라며, "정승윤 예비후보는 내란 주범으로서 탄핵 심판을 받는 윤석열과 함께 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 정 후보는 보수 후보인가, 반헌법적 수구 후보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와 관련 정 예비후보는 본인 SNS를 통해 "차 후보의 주장은 어처구니가 없다"며 "내란 세력이란 표현은 특정 정당에서 사용하는 정치적 용어인데, 신성한 교육 현장을 정치로 끌어들이려 하느냐"고 맞받아쳤다.
한편 부산시 교육감 재선거는 오는 4월2일 치뤄질 예정이다. 6일 현재 선관위에 등록된 예비후보는 보수 진영- 전영근·박종필·정승윤·최윤홍·박수종이며, 중도 진보-김석준·차정인이다. 양쪽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황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