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쿠이 성터 자리에 들어선 후쿠이현청. ⓒ 후쿠이현 관광연맹
[프라임경제] 일본열도 중앙부 '후쿠이현'은 중세 영주 국가 △에치젠 △와카사가 지배한 지역이다. 두 지역 사이 능선을 경계로 영북·영남으로 나뉘며, 후쿠이시가 있는 영북(에치젠) 쪽에 인구가 집중됐다, 전국 '8지방 구분'에 따르면 중부지방, 지역 블록으로는 동북쪽 해안선으로 이어지는 △이시카와현 △도야마현 △니가타현과 함께 '호쿠리쿠 지방'으로 분류된다.
후쿠이현은 호설 지대다. 온난다습한 동해(일본해) 기후 영향으로 겨울철 산간지대 적설량이 5m가 넘는다. 또 해안 지역은 쓰시마(대마도)난류가 흐르는 길목이어서 연간 170일 정도 비가 내린다. 이틀에 하루 꼴로 비 또는 눈이 내리다 보니 "도시락은 잊어도 우산은 잊지 마라"라는 날씨 격언이 생겨날 정도다.
현 면적은 4190㎢로, 전국 47개 도도부현 중 34번째, 인구는 43위인 73만7000명이다. 행정구역은 9시 7군 8정이며 현 인구 약 34%(25만4000명)가 거주하는 후쿠이시(市)에 '현청 소재지'가 자리한다.
주요 도시는 △제2 도시 사카이(8만5000명) △화지 등 전통공예품 산지 에치젠(7만8000명) △안경테 생산으로 유명한 사바에(6만7000명) △다시마 산지 쓰루가(6만1000명) △소(小)교토 오바마(2만7000명) △최북단 온천향 아와라(2만6000명) △공룡박물관이 있는 가쓰야마(2만명) 등이다.
후쿠이현에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공룡박물관이 있다. 2000년 7월 북동부 가쓰야마시에 공룡 테마로 개관한 현립 자연사 박물관이다. '세계 3대 공룡박물관'으로 평가되는 이곳에는 '공룡 연구 세계적 권위'의 이융남 교수(서울대)가 해외 객원 연구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또 다른 후쿠이현 명소로는 아와라 온천이 꼽힌다. 현 북쪽 끝 아와라시에 위치하는 해당 온천은 74개 상당 원천이 있어 방문객 취향에 따라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다. 인근 교토나 오사카 등지에서 찾는 단골이 늘어나고 있어 '간사이 안방'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한국과의 교류에도 적극적 편이다. 산하 지자체 가운데 △후쿠이-수원 △쓰루가-동해 △오바마-경주가 자매도시 또는 우호도시 협약을 맺고 있다.
한편, 후쿠이현에는 국제선이 정기적으로 운항하는 공항이 없다. 가장 가까운 공항이 이시카와현 고마쓰 공항으로, 대한항공이 인천에서 주 3회 왕복한다. 후쿠이역-고마쓰 공항은 리무진 버스로 1시간 거리(55㎞)다. 철도는 고마쓰역 하차 후 버스나 택시를 이용해 공항으로 이동(4.5㎞)하면 된다.
◆추천 관광지

'공룡 세계관' 중앙에 전시된 티라노사우르스. ⓒ 위키피디아 재팬
#공룡박물관
'공룡 세계'를 포함해 △지구과학 △생명의 역사로 나뉜 거대한 은색 돔 전시실(4500㎡)에는 다양한 공룡 골격과 표본 등 4만여점이 전시됐다. 1층 상설 전시실에는 인근에서 발굴 복원된 '후쿠이 사우르스' 전신 골격도 있다.
관내 셔틀버스로 화석 발굴이 진행되는 야외 공룡박물관을 방문해 현장을 견학하고, 발굴 체험을 할 수 있다.
#아와라(芦原) 온천 거리
연간 100만 입욕객이 찾는 후쿠이현 굴지 온천 지대다. 온천수가 관절염·만성 피부염에 효능이 뛰어나 온천 의료의가 추천하는 일본 온천 '명탕 100선'에 선정됐다. 온천 현관인 에치젠 철도 아와라유노마치역 광장에 조성된 골목 상점가(유케무리요코쵸)가 유명하다.
#후쿠이 야타이무라
JR 후쿠이역 고가 아래 들어선 선술집 타운. 지난 2024년 2월 근대와 현대가 융합된 새로운 스타일을 내세우며 △꼬치구이 △육고기 △해산물 △라멘 △철판구이 전문점 등 10곳이 모여 영업한다. 그 가운데는 삼겹살과 치즈 닭갈비 등을 제공하는 한국 주점 '비톤(美豚)'이 있다.
#후쿠이 성터
후쿠이 성은 '도쿠가와 이에야스 차남'이자 '유력 다이묘 양자' 히데야스가 1606년 축성해 가문(후쿠이 마쓰다이라) 거성으로 삼은 곳이다.
축성 당시 웅대했던 천수각은 화재로 소실되면서 돌담과 해자만 남았다. 성의 중추 '혼마루' 자리에 현청이 들어섰다.
◆향토 음식

후쿠이현 명물 '오로시소바'. ⓒ 농림수산성 '우리의 향토요리'
#오로시소바(메밀국수)
농림수산성 '전국 농어촌 향토 요리 100선'에 선정된 메밀국수.
면에 차가운 소스를 붓고, 무즙(오로시)·가다랑어포·파 등 고명을 올린다. 이때 무즙은 △통째로 소스에 넣기 △국물만 짜내 소스에 넣기 △소스와 섞지 않기 방식 등으로 먹는다. 쏘는 맛이 강한 무를 사용한다.
#뎃치 요칸(양갱)
후쿠이현 '겨울 풍물시' 별칭이 있을 만큼 주민들이 사랑하는 음식이다. 개화기 대도시 교토에서 근무하는 점원(뎃치)이 설 휴가 때 가져온 양갱을 물로 희석해 주변에 나눠준 데서 현지에서는 '물양갱'이라고 부른다. 일반 양갱보다 팥과 설탕 농도가 낮고 가격이 저렴하다.
#고부마키(다시마 말이)
말린 청어를 다시마에 싸서 다시(밑 국물)·간장·미림 등으로 졸여낸다. 에도시대부터 추석·설 등 경사스런 자리에 단골로 등장하는 요리다.
다시마를 뜻하는 '고부'는 '요로코부(기뻐하다)'와 발음이 상통하는 상서로운 식재료로, 알이 많은 청어는 자손 번영 의미가 있다고 믿는다. 일본어로 청어(니신)와 양친(二親)은 발음이 동일하다.
#에치젠 가니(대게)
겨울철 미각을 대표하는 대게는 10년 성장해 탈피한 수컷을 최고로 친다. 이를 후쿠이현에서는 '에치젠 가니'라고 한다.

찜을 비롯해 △구이 △찌개 △샤부샤부 △사시미(회) 등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 어획기는 어항에 따라 다르지만, 후쿠이현은 11월~이듬해 3월이다.
장범석 국제관계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