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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통장, 트렌드에서 필수 금융상품으로…은행권 경쟁 본격화

고객 확보 위한 금리 경쟁 예고…소비자 맞춤형 전략 중요

박대연 기자 | pdy@newsprime.co.kr | 2025.02.17 15:19:51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이 모임통장 시장에 본격 참전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친구들과 계비(회비)를 모으려고 카카오뱅크 모임통장을 쓰고 있어요. 다만 좋은 금리 상품이 나온다면 갈아탈 생각도 있어요."

직장인 김 모 씨(30)는 1년에 한 번 친구들과 함께 해외여행을 가기 위해 공동 계좌를 운영하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친목 모임에서 회비를 관리하는 용도로 사용됐던 모임통장이 최근에는 여행 경비 마련, 생활비 공동 관리 등으로 확대되면서 점점 대중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과 저축은행도 모임통장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단순한 공동 자금 관리 수단을 넘어 저원가성 예금을 확보하고 신규 고객을 유치할 핵심 전략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이 최근 모임통장 서비스를 연이어 출시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11일 앱 설치 없이 웹에서도 모임을 구성할 수 있는 'SOL 모임통장'을 재출시했다. 공동 모임장 기능, 영수증 첨부 기능, 연 4.1% 적금 및 연 2% 파킹통장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9월 출시한 ‘KB모임금고’를 통해 연 2% 금리의 파킹통장과 자동 저축 기능을 지원한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1월 앱 개편과 함께 체크카드 여러 장 발급이 가능한 모임통장을 출시했다.

농협은행도 자체 모바일 앱에서 모임통장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NH모여라통장'은 농협카드를 통한 자동 회비 이체 기능과 지역 단위 농축협과 연계한 맞춤형 금융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저축은행들도 본격 참전한다. 저축은행중앙회는 내달 중 67개 저축은행이 참여하는 모임통장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일부 저축은행은 연 3% 이상의 금리 제공을 검토 중이며 특별 가입 프로모션도 고려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지난 11일 'SOL모임통장 서비스'를 출시했다. ⓒ 신한은행


모임통장은 2018년 카카오뱅크가 처음 도입한 후 빠르게 시장을 장악했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뱅크 모임통장 고객 수는 1130만명, 잔액은 8조4000억원에 달했다. 별도의 금리 혜택 없이도 카카오톡과 연계된 편의성을 바탕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에 금융권은 모임통장이 새로운 고객 유치와 자금 조달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속속 뛰어드는 모습이다. 일반 정기예금보다 낮은 금리(연 0.1~2%)로 자금을 유치할 수 있어 순이자마진(NIM) 방어에도 유리하다. 

또한 한 계좌를 다수가 이용하는 특성 덕분에 신규 고객 확보에도 효과적이다. 은행들은 모임통장을 통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 증가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기존 인터넷은행이 제공하는 모임통장과 비교했을 때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의 차별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시중은행의 모임통장은 모임원 모두가 같은 은행 계좌를 보유해야 하거나, 초대·공유 기능이 직관적이지 않은 점이 불편 요소로 꼽힌다. 

저축은행 역시 높은 금리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지만, 세부적인 조건이 확정되지 않아 소비자들의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출시된 모임통장은 기존 입출금 계좌에 일부 기능을 추가한 형태여서 소비자 입장에서 획기적인 차별성을 느끼기 어렵다"며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혜택을 제시하지 않으면 시장 판도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금리 혜택, 사용 편의성, 추가 금융 서비스 등을 고려해 모임통장을 선택해야 한다. 금리를 중시한다면 저축은행의 고금리 상품(예정), 편의성을 원한다면 인터넷은행의 쉬운 초대 기능이 유리하다. 기존 은행과의 연계 서비스가 필요하다면 시중은행 모임통장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모임의 목적과 운영 방식에 따라 금융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단순한 금리 비교뿐만 아니라, 관리의 편리함과 추가 혜택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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