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GA노조, 직원 대상 가혹행위 한 임원 경찰 신고

사내 전수조사서 추가 피해자 속출…내달 초 노동청 접수 예정

[프라임경제] 한국프로골프협회(이하 KPGA) 사무국 직원을 대상으로 가혹행위를 일삼아 온 KLPGA의 임원이 결국 경찰에 신고됐다. 

법무 검토를 마친 KPGA노동조합(위원장 허준, 이하 노조)은 지난 23일 오후 피해 직원과 함께 경기남부경찰청 분당경찰서에 협박·강요·모욕 등의 혐의를 적시해 고소장을 제출했다. 

KPGA노동조합은 피해직원 B씨 외에도 다수 피해자들의 의사를 개별 확인해 추가적으로 사법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 KPGA노조

설 연휴가 끝난 이후 내달 초에는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에도 직장 내 괴롭힘 사건으로 신고할 예정이며, 스포츠윤리센터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이미 해당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KPGA임원 A씨는 사무국 직원 B씨를 대상으로 △극심한 욕설과 폭언, 막말 △가족을 운운한 모욕 △각서 및 연차 사용 강제 △퇴사 강요 △성희롱 발언 △노조 탈퇴 종용(부당노동행위) 등 다수의 범죄 행위를 일삼아 왔다. 

노조는 지난해 12월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임원 A씨의 가혹행위를 공론화 했고, 사건은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특히 같은 날 저녁 방송된 JTBC '사건반장'을 통해 A씨ㅢ 비위 행위가 적나라하게 드러나자 논란은 더욱 커졌다. 

가혹행위의 실체를 확인한 KPGA는 임원 A시를 무기한 정직 처분한 이후 노조의 요구에 따라 전수조사에 나섰지만 괴롭힘에 시달린 피해직원 다수가 추가적으로 드러나자 논란은 쉽게 가라 않지 않고 있다. 

사무국 직원들의 피해 사례외 증거 자료를 사내 전수조사 전부터 확보한 노조 관계자는 "피해자 B씨 외에도 가해 임원으로부터 그동안 욕설 및 폭언에 시달려 온 직원이 10여 명에 육박했다"며 "가해자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이미 퇴사한 직원도 있었다. 욕설 및 폭언, 성희롱 발언 뿐만 아니라 사적인 업무를 지시하거나 일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노조가입 방해, 탈퇴 종용 등 범법 행위도 많아 그 내용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KPGA는 지난달 23일 공식 사과문을 배포하며 재발방지를 약속했지만 사무국 직원들은 여전히 불안감과 두려움에 쉽싸여 있다. 

임원 A씨로부터 욕설 등 괴롭힘에 시달려온 또다른 피해직원 C씨는 "회사가 사과문을 발표했음에도 지금까지 후속조치는 아직도 요원하다"며 "'분골쇄신의 심정으로 강도높은 재발방지대책 마련, 조직문화 개선 등에 나서겠다'고 공표한지 한달이 지났는데도 실제 개선된 사항이나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지금까지 들은 바가 없다"고 했다. 

이어 "노조에서 정신과 진료 및 심리 치료비 지원, 치료 시간에 대한 유급휴가 부여 등 '피해직원 B에 대한 지원사항 요구 공문'을 회사에 발송하자 그제서야 '적극 지원하겠다'는 수동적인 답변이 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또 동료직원 D씨는 "여론이 잠잠해 지면 당장 내일 가해자를 복귀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 '무기 정직' 같다"며 "회원 신분인 가해자는 협회의 특수성 때문에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직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걱정이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무기한 직무 정지'라는 것이 가혹행위자에 대한 납득할만한 징계라고 느껴지지 않는다"며 "지난해 초 경영진으로부터 '협회 직원들의 처우를 개선하겠다'는 말은 많았지만 현실로 돌아온 것은 욕설과 폭언, 직원비하, 책임전가, 징계 엄포, 퇴사 강요 등 이었다"고 했다. 

끝으로 "임원 A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가 곧 나오는 것으로 안다"며 "그때는 가해자가 확실한 처벌을 받아야 하고, 구체적인 재발방지 대책이 마련돼야만 협회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