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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환율?…한은, 금리 결정 앞두고 고심

'경기 부양vs외환 안정' 3연속 금리 인하 여부 관심 집중

박대연 기자 | pdy@newsprime.co.kr | 2025.01.13 14:10:43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해 10월11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한은 금통위)의 16일 새해 첫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시장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경기 부양과 환율 안정이라는 상충된 과제가 맞물려서다. 한은이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파장이 예상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 금통위는 오는 16일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10월과 11월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0.25%p씩 내렸다. 현재 연 3.0%까지 낮췄다. 

문제는 국내 경제다. 12·3 비상계엄 사태, 무안 제주항공 참사 등으로 내수 침체가 심화되고 있다. 정부가 제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1.8%다. 잠재성장률(2.0%)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로 인한 경기 하강 위험을 선제적으로 막기 위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게 한쪽의 주장이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대 폭으로 하락했다. 수출 증가율 역시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 부양을 위해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경기 하방 리스크 확대에 1월 인하 결정을 미뤄야 할 이유는 크지 않다"며 "트럼프 2기 불확실성 등에 선제적 대응을 위해 인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도 "경기 하방 위험과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정책 부재 리스크로 인하에 나설 것"이라며 "상반기 적극 재정 투입 등 재정정책과 정책 조합에 대한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고환율 지속과 한미 기준금리 차 확대 우려로 인해 동결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400원 후반대를 유지중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환율이 1500원까지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한은이 이번에 금리를 인하할 경우 자본 유출과 원화 약세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환율이 50원 넘게 급등했기 때문에 지금은 변동성이 큰 상황"이라며 "외환시장 불안 등을 고려할 때 1월보다 2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높아진 환율에 미국도 금리 인하 신중 모드에 들어간 상황에 내수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예상되는 우리가 금리를 섣불리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리 결정과 관련해 이창용 한은 총재는 아직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최근 소비 심리 악화와 외환시장 변동성을 주요 고려 요인으로 언급하고 있다. 

금리 동결을 선택할 경우 한미 금리 차 확대와 외환시장 안정을 우선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대로 금리 인하를 결정한다면 경기 부양을 위한 선제적 대응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 총재는 신년사에서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통화정책은 상황 변화에 맞춰 유연하고 기민하게 운영될 필요가 있다"며 "대내외 리스크와 데이터를 면밀히 살펴보고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금통위원들의 의견이 팽팽히 갈릴 경우 이창용 총재가 캐스팅보트(최종 결정권)를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만약 이 총재가 이번 금통위에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면 역대 네 번째 사례다. 지난 2013년 4월 김중수 전 총재 이후 9년10개월 만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금리 결정은 한은이 내수 부양과 외환시장 안정 중 어디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결과에 따라 한은의 통화정책 기조가 계속해서 완화로 이어질지,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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