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권이 연말연초 대대적인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연초부터 은행권에서 '희망퇴직'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디지털 전환과 조직 슬림화를 이유로 희망퇴직 대상 연령이 30대까지 내려가며, 40대 초반 조기 퇴직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오는 7일까지 정규직 입행 후 10년 이상 재직한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이번 희망퇴직 대상은 1969년생부터 1971년 이후 출생자까지다.
퇴직금은 1969년생에게 평균 임금의 19개월분, 1970년생과 1971년 이후 출생자에게는 31개월분이 지급된다. 추가적으로 자녀 대학 학자금, 재취업 지원금, 건강검진비 등도 제공된다. 자녀 학자금 지원은 2012년 12월31일 이전 출생한 자녀를 대상으로 한다.
하나은행도 오는 6일까지 만 15년 이상 근무한 만 4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준정년 특별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대상자는 오는 31일 기준 만 15년 이상 근무하고, 만 40세 이상인 일반직원이다.
특별퇴직금은 1969년생부터 1972년생까지 최대 31개월분이 지급되며, 1973년 이후 출생자는 최대 24개월분을 받는다. 특히 1969년 하반기부터 1972년생 직원에게는 특별히 자녀 학자금, 의료비, 전직 지원금 등 추가 혜택이 제공된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11월 가장 먼저 희망퇴직 신청을 마무리했다. 대상은 만 40~56세 직원으로, 특별퇴직금은 연령에 따라 최대 28개월분이 지급됐다. 일반 직원은 최대 20개월분의 평균 임금을 받았다. 농협은행의 조기 희망퇴직은 조직 슬림화와 인력 재배치에 중점을 두며 진행됐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13일부터 17일까지 만 38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총 534명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해 만 44세 이상이었던 대상 연령을 30대 직원까지 대상자로 넓힌 것이 특징이다. 특별퇴직금은 전년도와 동일한 출생연도에 따라 월 평균 임금의 7~31개월분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16일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진행했다. 지난해에는 1972년생까지 신청을 받았으나 올해는 1974년생까지로 대상을 넓혔다. 특별퇴직금은 전년도와 동일한 수준인 18~31개월 치 임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자녀 학자금, 재취업지원금 등을 별도로 지원한다.
이처럼 은행권 희망퇴직 대상 연령이 점점 낮아지는 배경에는 디지털 전환과 창구 축소로 인한 인력 구조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영업점 수는 3231곳으로 1년 전보다 51개 줄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희망퇴직은 비용 절감뿐 아니라 세대교체와 조직 효율화를 위한 전략적인 선택"이라며 "급변하는 디지털화로 점포 및 인력 수요가 감소되고 있는 가운데 은행들도 조직 슬림화에 힘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