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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IPO 결산] 일찍 터뜨린 '샴페인'…'상고하저' 속 냉랭 "내년 대어급 주목"

내년 IPO 시장, 신규 상장기업 수 및 공모 규모도 다시 증가…'반전의 해' 전망

박기훈 기자 | pkh@newsprime.co.kr | 2024.12.30 14:52:03

올해 기업공개 시장은 전형적인 '상고하저' 움직임을 나타냈다. = 박기훈 기자


[프라임경제]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은 전형적인 '상고하저'였다. 초반엔 훈풍의 기대감이 불었지만, 막판은 얼음장처럼 식었다. '따블·따따블'(공모가 2배·3배)'의 주인공이 연이어 탄생하며 지난해의 부진을 씻어내는 듯 했으나, 하반기에는 계속된 증시 부진과 함께 공모주 시장도 침체기에 접어들며 상장 당일부터 공모가를 하회하는 등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올해 코스피·코스닥시장에 새로 상장한 기업은 총 77개(스팩·리츠·스팩상장 제외)였다. 코스피에선 7개사, 코스닥에선 70개사가 신규 상장했으며, 이는 지난해 82개보다 5개 축소된 규모다. 

리츠(부동산투자회사)와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스팩을 통한 존속·소멸 합병 등을 포함하면 올해 상장 종목은 총 135개로 지난해 139개 보다 줄었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 상반기 IPO 시장은 흥행 그 자체였다. 지난해 IPO 시장 흥행에 힘입어 '따따블' 기업이 속출했다. 올해 1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우진엔텍은 상장 첫날 공모가 5300원 대비 300% 오른 2만1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외에도 현대힘스, 티디에스팜 등도 상장 당일 '따따블'의 주인공에 올랐다. 포스뱅크는 입성 당일 '따블'을 기록하며 이러한 추세에 힘을 보탰다.

코스피 시장에서도 1000억원 이상의 대어급들이 돌풍을 일으켰다. 2월 에이피알(947억원), 5월 HD현대마린솔루션(7423억원), 7월 시프트업(4350억원), 11월 더본코리아(1020억원) 등 총 8개 기업이 공모 상장에 나섰다. 지난해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 리츠(한화리츠·삼성FN리츠)를 제외하고 5개였다는 점을 생각할 때 긍정적인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러한 IPO 시장의 '순항'은 하반기부터 '암초'를 만났다. 지난 8월 블랙먼데이 사태, 11월 미국 대선, 12월 비상계엄 선포 사태에 따른 증시 부진도 공모주 시장 부진에 악영향을 끼쳤다. 확정 공모가가 예비상장기업의 실적이나 미래 가치보다도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희망밴드보다 낮은 가격에 공모가를 결정한 기업들도 속출했다. 루미르, 에스켐, 엠오티, 온코크로스, 온코닉테라퓨틱스, 듀켐바이오, 쓰리에이로직스 등 10월 이후 상장한 기업들 중 7곳이 공모가 희망밴드에 미달됐다. 

상장 당일 성적도 하반기부터 내리막을 지속했다. 이러한 기미가 고개를 든 건 지난 7월부터다. 지난 7월2일 상장한 이노스페이스(-20.44%)를 시작으로 수익률 마이너스 종목들이 줄줄이 속출했다. 지난달 상장한 에이럭스는 상장 당일 공모가 대비 38.25% 하락했다. 이외 토모큐브, 노머스, 닷밀 등도 첫날부터 공모가 대비 30% 이상 내렸다.

업계에서는 올해 증권신고서 심사 과정이 엄격해졌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하반기 소위 '뻥튀기 상장' 논란을 일으킨 반도체 팹리스 기업 파두 사태 이후, 거래소와 금융감독원의 IPO 증권신고서 심사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올해 코스닥 사상 최초로 상장예비심사 통과 이후 최종 상장이 취소되는 사례도 나왔다. 이노그리드는 지난 6월 코스닥시장 예심 승인 결과 효력 불인정 판단을 받았다. 예비심사 신청서에 최대 주주의 지위 분쟁과 관련한 사항을 빠뜨린 것이 빌미를 제공했다. 한국거래소는 이노그리드에 대한 예심 효력 불인정 재심사에서도 최종 의견을 유지했다.

이외에도 올 상반기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 심사 기간이 장기화되면서 상장주관사와 예비상장기업 등의 불만이 속출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거래소는 하반기부터 특별심사TF를 구성, 상장 심사 기간을 두 달가량 단축시켰다.

다만 내년 IPO 시장은 신규 상장기업 수는 물론 공모 규모도 다시 증가할 것으로 보이면서 '반등의 해'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LG CNS 필두로 DN솔루션즈, 케이뱅크, 서울보증보험, 롯데글로벌로지스, 달바글로벌 등 '대어'들이 등판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더해 금융감독원이 제2의 '파두 사태'를 막기 위해 주관 증권사 전수 점검에 나서고, 감독 강화 방안도 추진 중이라 투자자 신뢰 회복도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12월 초 계엄령 여파와 함께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 등 국내외 시장 변동성 이슈가 많지만, 내년 1월 대어급 기업들의 등장과 함께 우량 IPO 집중 및 흥행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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