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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통제·계파 종식·실적 강화" 정진완 우리은행장 후보, 3대 개혁 청사진 제시

직원 업무 과부하 해소·평가 방식 변화 예고

박대연 기자 | pdy@newsprime.co.kr | 2024.12.02 15:00:08

정진완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 ⓒ 우리금융그룹


[프라임경제] "우리은행을 사랑해주는 고객 여러분,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저를 믿고 뽑아준 주주들, 저를 믿고 함께 일할 동료들, 우리가 열심히 해서 지금까지 못했던 고객 신뢰, 고객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

정진완 우리은행장 후보가 2일 오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우리은행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에서 차기 은행장으로 내정된 그는 조직 쇄신과 신뢰 회복을 목표로 삼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정 후보가 강조한 핵심 과제는 내부통제 강화, 조직 통합을 통한 계파 갈등 해소, 그리고 은행 실적 성장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2022년 발생한 700억원대 직원 횡령 사건과 최근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316140) 회장 친인척의 부당대출 사건 등 잇따른 금융사고로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에 대해 정 후보는 내부통제 시스템의 현실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직원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현장 적용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직원들이 내부통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보장하고, 과부하를 덜어내야 한다"며 "이론적으로 마련된 시스템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조직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 후보는 우리은행의 오랜 과제인 계파 갈등에 대해서도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상업은행 출신이라고 영업을 잘하고 한일은행 출신이라고 영업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영업은 영업이다. 저는 일 잘하는 사람을 쓸 것"이라며 출신보다는 성과와 역량을 기준으로 조직을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우리은행은 지난 1999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의 대등 합병 이후 양측의 계파 갈등이 지속되며 조직 통합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최근에는 특정 계파에 편중된 임원 인사로 내부 불만이 커지기도 했다. 정 후보는 이러한 갈등을 해소하고 조직 내 결속력을 강화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정 후보는 기업금융과 개인사업자 부문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강화하며 은행 실적 성장을 이끌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앞서 우리금융지주는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내년까지 12.5%, 중장기적으로 13.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3분기 말 기준 CET1 비율은 11.96%로 하락해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인 13%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 내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정 후보는 안정적인 수익 기반 마련을 위해 기업금융과 개인사업자 부문을 중심으로 성장 전략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의 소통에 대해선 "회장님의 금융식견은 우리나라 톱클래스"라며 "저는 30년간 영업만 했기 때문에 은행 영업과 중소기업영업은 제가 톱클래스"라고 강조했다. 

이어 "배워야 할 점도 많고 한 분야에만 있던 거를 넓히는 데서 자문을 많이 구할 것"이라며 "그런 부분들을 저희 직원들도 잘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첨언했다.

마지막으로 정 후보는 고객 중심의 핵심성과지표(KPI)에 대한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은행업의 본질은 고객 감동, 즉 고객이 맡긴 돈을 잘 관리하고 고객이 필요로 할 때 내어주는 것"이라며 "못한 부분을 더 채워줄 수 있는 사람들에게 평가를 더 많이 둬야 되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갈피를 못 잡고 우왕좌왕하는 측면이 있지만 '단기 실적'을 베이스로 한 평가 방식을 바꾸고, 직원 업무에 과부하가 걸리는 측면을 해소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 후보는 이달 중 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자격 요건과 적합성을 검증받은 후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되면 내년 1월부터 은행장 2년 임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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