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이복현 금감원장이 내년 3월에 현재 금지된 공매도 거래를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3일 서울시·부산시·금융권과 함께 홍콩에서 투자설명회를 개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투자설명회는 홍콩 소재 글로벌 투자회사 임직원 약 230명을 대상으로 한국 자본시장 선진화의 목적·경과 등을 설명하고 서울시·부산시 등 금융중심지를 홍보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개회사에서 "한국 금융당국은 기업 거버넌스와 주주의 이익보호를 위해 정책 개혁이 필요하다는 데 매우 동의한다"며 "합병공시와 합병가액 외부평가 기준 강화, 결산배당 절차 개선 등 주주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투자설명회에서는 한국의 공매도 거래 재개에 대한 요구가 나왔다.
피터 스타인 아시아증권산업 금융시장협회 대표는 "한국의 공매도 재개가 글로벌 자본 유입 가능성을 높이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선진국지수 편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한국이 자본시장 선진화를 추진한다면서 공매도 거래를 전면 금지했다는 게 사실은 낯부끄러운 일일 수 있다"며 "비판도 받아야 하면 받겠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3월까지 시스템 마련 등을 전제로 국제 기준에 맞게 거래를 재개하겠다"고 공언했다.
아울러 금감원은 투자설명회에서 고려아연(010130)이 영풍·MBK파트너스와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시도한 일반공모 유상증자에 대해서도 거론했다.
앞서 고려아연은 발행주식 전체의 20%에 육박하는 보통주 373만2650주를 주당 67만원에 일반 공모 형태로 신규 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이 이에 대해 검사를 시작하자 지난 13일 유상증자를 철회했다.
이 원장은 "(고려아연은) 불공정 거래 우려와 관련해 이미 조사 대상이 됐다"며 "(유상증자 철회가) 금감원 조사에 영향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조사 의지를 나타냈다.
이어 "조사·검사 대상의 입장을 존중하면서도 불법행위 의혹 등을 균형감 있게 봐야 한다"며 "우리가 보호해야 할 가치는 시장의 신뢰와 주주들의 이익"라고 꼬집었다.
한편, 금감원은 지난달 31일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주관사이자 유상증자 모집주선인인 미래에셋증권(006800)에 대한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현장검사는 지난 4일 KB증권으로 확대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