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이 폭풍의 중심에 섰다. 올해 특정 시기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향한 비난글 수백건이 쏟아졌는데, 이것들이 무려 한동훈 당대표와 그 일가족의 실명을 걸고 올라왔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은 온라인 당원가입을 통해 실명인증을 해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게시글을 쓸 때 작성자가 '홍길동'이라면 해당 게시글에 작성자는 '홍**'으로 일부만 표기되는데, 문제는 검색창에 이름을 통째로 입력하면 특정인이 그동안 작성한 게시글 목록이 모두 검색되는 맹점이 있었던 것.
한 당원이 게시판 검색창에 '한동훈'을 입력하자 수십건의 글이 검색됐고, 연이어 한 대표의 부인 진은정 변호사와 한 대표의 장인 진형구 전 검사장, 한 대표의 모친인 허수옥 여사 이름으로 작성된 게시글도 줄줄이 발견됐다.
가족 전체가 '동명이인'이라니, 그 확률이 로또 맞는 것만큼 낮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며 파장이 커진 상황. 이에 윤 대통령과 날카롭게 각을 세우던 한 대표가 돌연 최전방 '이재명 공격수'로 급하게 태세전환을 한 것도 이번 소동이 원인이 된 게 아니냐는 설이 여의도에서 조심스럽게 돌고 있다.
여당에서도 진상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먼저 총대를 맨 것은 홍준표 대구시장이다. 홍 시장은 본인의 SNS에 강한 어조로 "당무 감사가 아니라 즉각 수사에 들어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대통령 부부를 욕하는 게시물이 당 대표 가족 이름으로 수백 건 게시됐는데, 당이 이를 쉬쉬하며 넘어가려는 것 같다"면서 "증거 인멸할 생각 말고 진상을 밝히라"고 말했다.
친윤계 장예찬 전 최고위원의 발언은 더 강경하다.
한 대표 가족 이름을 그대로 딴 당원들이 대통령 부부를 비난했다는 점에서 '온 가족 드루킹'이라며 한 대표 측 해명을 촉구했다.
장 전 최고위원은 "특이한 이름 가진 가족들이 우연히 모두 동명이인일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 "하루가 멀다고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던 해당 당원들이 의혹이 제기된 11월 5일부터 짜맞춘 것처럼 글을 쓰지 않는 것도 이상하다"고 꼬집었다.
당내 지도부 분위기도 어수선하다. 친윤계 김민전 최고위원은 "주민번호 일부만 공개해도 한 대표 여부가 금방 확인된다"며 "빨리 감사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김재원 최고위원 역시 "해당 행위가 명백하다면 윤리위를 통해 축출해야 한다"고 나섰다.
반면 친한계 김종혁 최고위원은 "게시판에 동명이인 8명이 활동 중"이라며 의혹을 일축했다.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회은 이번 논란에 대해 (한동훈 대표 연루설은)"명백히 사실이 아니다"면서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황이다.
한편 국민의힘 게시판이 단순한 소통의 장을 넘어 내부 권력 다툼의 새로운 전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지금, 이 사태가 어떤 결말로 이어질지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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