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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신한금융, 리딩뱅크 자리 넘어 "밸류업 경쟁"

KB '장기적 안정성'·신한 '속도·주주환원율'…투자자 기대감 상승

박대연 기자 | pdy@newsprime.co.kr | 2024.10.29 17:27:00

KB금융그룹(왼쪽)과 신한금융그룹 사옥 전경. ⓒ 각사 제공


[프라임경제] KB금융(105560)과 신한금융(055550)의 '리딩뱅크' 자리를 두고 이어진 경쟁이 이제는 '밸류업 리더십'으로 번지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3분기 리딩금융은 KB금융이 차지했다. KB금융은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4조395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해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KB금융의 이자이익은 9조5227억원, 비이자이익은 3조8446억원으로 견조한 성장을 보이며, 1분기 홍콩 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 충당금 부담을 극복하고 리딩금융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KB금융은 리딩뱅크 자리를 지키는 데에 그치지 않고,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통해 장기적인 밸류업 리더십 확보에도 나섰다.

특히 KB금융의 양종희 회장은 해외 출장 중에도 직접 영상을 통해 주주들에게 "보통주자본(CET1) 비율 13% 초과 자본을 주주환원에 사용할 것"이라고 발표하며 시장에 강한 메시지를 전했다.

양 회장은 CET1 비율 초과분을 활용해 내년부터 연간 1000만주 이상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는 금융지주 중 최고 수준의 밸류업 계획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높은 주당순이익(EPS) 성장과 자본 효율성을 기대하고 있다.

KB금융은 CET1 비율과 연계한 장기적인 주주환원 방안을 통해 지속 가능성을 강조하고, 위험가중자산(RWA) 성장을 제한해 자기자본이익률(ROE)를 9% 이상으로 높일 방침이다.

반면, 신한금융은 지난 7월 '10·50·50' 계획을 발표하며 △주주환원율 50% △ROE 10% △주식 수 4억5000만주 감축을 목표로 빠르게 밸류업 전략을 실행 중이다. 

특히 신한금융은 KB금융보다 약 석 달 앞서 밸류업 계획을 공시하며,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편입되어 속도감 있게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로 인해 KB금융이 아직 해당 지수에 포함되지 못한 상황에서, 신한금융이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평가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자사주 소각을 통한 주식 수 감소 목표를 강조하며, 내년 초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시작으로 소각 규모를 점차 확대해 투자자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은 주주환원 속도와 규모를 극대화하는 단기 전략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자사주 소각, ROE, 유형자기자본이익률(ROTCE) 개선 목표를 통해 오는 2027년까지 금융지주 중 최대 수준의 주주환원율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신한투자증권의 파생상품 손실(약 1357억원)로 인해 CET1 비율이 소폭 감소하면서 밸류업 전략에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진 회장은 "강화된 내부 통제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겠다"며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전했다.

한편, KB금융과 신한금융의 기업가치 제고 방안 발표 이후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며 금융주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KB금융의 주가는 발표 직후 8% 이상 급등해 10만원대를 돌파했고, 신한금융 역시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나금융도 밸류업 발표 기대감으로 주가가 동반 상승하며, 금융지주사들의 주주환원 정책이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각 금융지주의 밸류업 전략에서 실현 가능성과 지속 가능성이 관건"이라며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주가 상승보다는 장기적인 주주환원 계획이 어떻게 이행될지, 구체적 로드맵이 얼마나 충실히 이행될지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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