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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 '코리아하우스' 관련, 정연욱 의원 "불법 은폐 관행 뿌리 뽑을 것"

운영 요원 임금 체불 등 근무환경 열악…파리올림픽 '코리아 어글리(ugly) 하우스' 오명

서경수 기자 | sks@newsprime.co.kr | 2024.08.30 00:08:55

정연욱 의원이 파리올림픽 홍보관 '코리아하우스' 불법운영을 파헤치고 대한체육회를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 정연욱 의원실

[프라임경제] 대한체육회가 '임금 후려치기'와 불법고용·탈세 등 프랑스 현행법을 위반한 정황이 알려져 비난이 들끓고 있다. 

국회 문체위 소속 정연욱(국민의힘, 수영구) 의원은 대한민국 홍보관 코리아하우스가 프랑스 현지 유학생들 사이에 '코리아 어글리(ugly) 하우스'라 불리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정 의원은 "대한체육회가 코리아하우스 운영 과정에서 프랑스 현지법 위반 등 불법·부실 운영을 확인했다"며 "낡은 관행은 용서 없이 뿌리뽑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리아하우스에서 일했던 프랑스 현지 유학생 등 운영 요원들이 대한체육회가 임금을 체불했다"고 덧붙였다. 

대한체육회는 국내법으로 운영요원을 고용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정 의원은 "프랑스 현지법에 따라 계약하는 것이 원칙이다"며 "프랑스 노동법을 적용하면 임금체불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프랑스 당국에 세무신고도 하지 않아 현지에서 '탈세 먹튀' 논란이 일고 있다"며 "코리아하우스 파행운영에 따른 후폭풍이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정의원과 프랑스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대한체육회는 코리아하우스 행사 운영요원을 고용하면서 프랑스 노동법에 따른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근로가 불가능한 유학생을 불법고용했고 현금으로 임금을 지불, 세금 신고를 하지 않았다. 고용·거래 흔적을 지우는 일종의 '블랙'이라는 관행이 행해졌다.

대한체육회는 '방문자 안내와 응대, 행사 운영업무 보조' 담당 운영요원을 코리아하우스 개관식 케이터링(CJ에서 운영) 지원업무에 사전동의 없이 파견하기도 했다.

케이터링 지업업무에 참여했던 한 운영요원은 "장갑과 세제도 없이 설거지를 했고, 음식을 나르고 잔반을 처리했다"며 "5층 높이 계단으로 냉장고도 옮겨야 했고, '음식이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면 집에 돌아갈 줄 알라'는 폭언을 듣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또 대한체육회는 프랑스어·영어 능통자를 운영요원으로 모집하면서 '프랑스 최저시급'을 책정하고 추가근무 수당 등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 

코리아하우스 관계자는 "비영리 국가행사이기 때문에, 본래 자원봉사 포지션으로 모집했다"며 "수당 없이 근무하는 것은 힘들어 주최기관(대한체육회)와 협의해 일종의 활동비로 지급했으며, 프랑스 최저임금(SMIC) 정도였다"고 밝혔다. 

대한체육회는 코리아하우스 대행업체 선정 당시 운영요원 1인당 시급 약 38유로를 예산으로 책정했다. 대행업체와 계약체결 후 행사규모를 키우고 운영시간을 확대했다. 애초 12명이던 운영요원도 34명까지 늘어났지만 사업예산은 추가되지 않았다. 최종적으로 임금은 최저시급인 11.65유로로 결정됐다. 

코리아하우스는 예상보다 2배가 많은 하루 방문객 4000명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지만 그 이면에는 혹독한 근무환경을 호소하는 요원들이 있었던 셈이다.

정 의원은 근무한 운영요원들의 주장을 빌려 "의무실, 의료인력은 전혀 없었다. 탈수 증상, 빈혈, 벌쏘임, 계단 낙상이 발생했지만 대응 프로토콜이 작동하지 않았다"며 "화재 소화기도 찾아볼 수 없었고, VIP실과 기자실에 제공됐다가 폐기해야 하는 빵을 운영요원 휴게실에 배치하는 일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식사시간은 30분이지만 이동에만 15분이 걸렸다"고 덧붙였다. 

운영요원으로 근무한 한 요원은 "폭염 발생시 의무적으로 주어지는 휴식 시간도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하루 4000명을 상대해야 했고 몸이 아파 병가를 내면 남은 사람에게 일이 전가됐다"며 "단 하루 휴일날도 없이 7월25일부터 8월11일까지 연속 근무하는 요원들의 피로도는 극심했고 하루 근무 12시간을 요구하는 일도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정 의은 "전 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 기간에 대한민국 홍보관 코리아하우스에서 불법이 횡횡했다는 것은 충격적인 일이다"며 "과거 관행적으로 통용됐다 하더라도 불공정(injustice), 어글리(ugly) 플레이는 더 이상 용납 안된다"고 체육계를 비판했다. 

한편 정 의원은 지난 2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낡은 관행을 혁신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거론하며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에게 "체육회의 낡은 관행에 어떤 것이 있느냐. 대한체육회 대응이 낡은 관행을 혁신하는 데 턱없이 부족하다"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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