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창원시 진해구 제덕동 865-3일대에 지하 3층 지상 22층 4개동 264세대 진해남문 D스위트 2단지 아파트를 신축 중이다. 이곳에서 바라 본 천자봉 공원묘원.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베란다와 창에서 공원묘지가 보여서 분양을 받으려던 생각이 확 달아났어요."
부동산 분양시장에 오션 뷰, 리버 뷰에 이은 '메모리얼파크 뷰'가 등장했다. 아파트 분양에 있어 입지와 조망권은 매우 큰 가치를 지니며 같은 동일지라도 보이는 조망에 따라 분양가와 매매가는 상당한 격차가 벌어진다.
이런 가운데 한 건설사가 추모공원(메모리어파크)이 훤히 보이는 곳에 곧 분양을 앞두고 있어 흥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산지역의 중견 건설업체 동일건설(회장 김종각)의 관계사인 D스위트는 경남 창원시 진해구 제덕동 865-3일대에 지하 3층 지상 22층 4개동 264세대 진해남문 D스위트 2단지 아파트를 신축 중이다. 지하 2층 지상 22층짜리 6개동을 짓고 있다. 현재 골조는 거의 마무리단계며 후분양으로 이달 중 분양 예정이다. 바로 옆에는 D스위트 아파트 1단지 6개동 349세대가 있다.
그런데 이 아파트 1단지 6개 동에서 배란다와 작은 방 창문, 부엌 창 등을 통해서 천자봉 공원묘원이 보이고 심지어 1층 정원에서도 묘지들을 볼 수가 있다.
창원시 진해구 제덕동 산 81일대에는 현재 2만1000여 기에 묘지가 안치돼 있다. 이 아파트에서 천자봉공원묘원은 직선으로 500~700여 미터 정도에 거리다. 그러나 아파트와 공원묘원 사이에는 논과 과수원으로 시야가 트여 누구도 원치 않는 메모리얼파크 조망권이 확보된 상태이다.
이달 초 경남 창원시 진해구 제덕동에 신축되고 있는 D스위트 아파트 공사장에는 분양에 관심을 보여 현장을 찾은 한 무리의 여성들이 손사래를 치며 타고 온 차로 달려갔다. 이들은 "어떻게 이런 곳에 아파트를 지어 분양할 생각을 했는지 시행사 측의 의식이 궁금하다"며 뒤도 안 보고 휑하니 돌아섰다.
방문객 A 씨는 "곧 분양공고가 난다고 해서 현장에 와봤더니 눈앞에 공동묘지가 펄쳐져 있다. 현장에 오지 않았더라면 큰일 날 뻔 했다"며 "부동산 사무실과 시행사 측에서 이런 부분은 쏙 빼고 바다 전망이 좋고 숲세권이라고 홍보해서 주변 지인들과 왔는데 실망이 크다"고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진해에 거주한다는 B 씨는 "다른 곳에 아파트에서 묘지가 보인다는 뉴스는 들었는데 이처럼 묘지 수천 기가 있는 공원묘지 조망권은 전국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며 "밤에는 물론 낮에도 혼자 집에 있는 가정주부나 아이들이 얼마나 무섭겠나'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어 "아파트 앞 바닷가 오션 뷰에는 이미 러브호텔들이 들어서 있어 아이들의 교육상에도 좋지 않을 것 같다"고 꼬집었다.
한편, 건설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아파트를 분양할 때 묘지가 보이면 반드시 분양공고에 적시해야 한다는 대법원판결이 있다"며 "곧 있을 분양공고에 과연 천자봉 공원묘원이 보인다고 명시할 것인지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