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6조원 증가…잔액 사상 최대치 경신

"주택거래 자금 수요 영향" 주담대 5조7000억원 증가

[프라임경제] 올해 1분기 말 잠시 멈춰 섰던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에 속도가 붙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이 올해 들어 가장 큰 증가폭을 나타내면서 가계대출 잔액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12일 한국은행 '금융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5월 말 기준 1109조6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월 말 대비 6조원이 늘었다.

지난달 국내은행 가계대출 잔액이 주택담보대출 증가 영향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 연합뉴스

은행 가계대출은 올해 1월(3조3000억원)이후 점점 증가폭이 축소되며 지난 3월에 1조7000억원 감소 전환했다. 하지만 다시 지난 4월(5조원)부터 2개월째 큰 폭으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는 대부분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이 견인했다. 지난달 말 주담대 잔액은 870조원으로 전월 대비 5조7000억원이 늘었다. 올해 들어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원지환 한국은행(이하 한은) 금융시장국 차장은 "주택거래 증가 등에 따른 자금 수요가 지속됐다"며 "또 주택도시기금 정책대출이 은행 재원을 활용한 이차보전 방식으로 공급되면서 주담대 증가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주택거래 자금 수요는 크게 늘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2만4000호였던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올해 4월 기준 3만7000호다.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지난달 기준 3만호로 전월 대비 1만호 증가했다. 

아울러 5월에 전세자금 대출은 7000억원 늘며 증가폭이 전월(0원) 대비 확대됐다. 

반면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증가세가 둔화했다. 기타대출 증가 규모는 지난달 기준 3000억원으로 전월 6000억원 대비 반토막이다.

한은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가계대출 우려에 대해 선을 그었다. 증가 속도가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인 것으로 분석했다.

원지환 차장은 "극적인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이 없는 상황에서 경제가 성장하면 자연스럽게 은행 가계대출 잔액 역시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한은은) 연중 다른 해와 비교해 큰 폭의 증가세가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어 "증가 속도를 볼 때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며 "향후 주택시장 변화와 통화정책 기대 등 금융여건이 가계대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