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3월 말 기준 제주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국내 은행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제주은행이 국내은행 중 가장 높은 부실채권비율을 기록했다. 반면 부실에 대비한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은 가장 낮았다. 제주은행 건전성에 우려가 제기된다.
31일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발표한 '3월 말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현황(잠정)에 따르면 제주은행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분기 말 기준 1.25%다. 국내 은행 중 가장 높은 수치다.
금융기관은 여신(대출)의 건전성을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순으로 나눠 관리한다. 통상 3개월 이상 연체된 여신은 '고정' 이하로 분류돼 부실채권에 해당한다.
다시 말해 제주은행은 보유한 전체 대출 중 부실에 빠진 비율이 국내 은행 중 가장 높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지방은행 평균(0.60)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상태다.
반면, 제주은행이 부실에 대비해 둔 '저금통'은 가벼워지고만 있다.
금감원 자료를 살펴보면, 제주은행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은 1분기 말 기준 101.9%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4%p 낮아졌다. 직전 분기에 119.9%까지 올랐지만 다시 하락했다.
대손충당금은 대출채권이 회수되지 못해 발생할 손실을 대비한 돈이다. 비율이 하락했다는 건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 대비 쌓아둔 대손충당금이 줄었다는 이야기다.

제주은행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은 1분기 말 기준 101.9%를 기록했다. ⓒ 금융감독원
제주은행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은 정부에서 권고한 최소 수준인 100%를 넘었지만, 국내은행 평균(203.1%)과 비교하면 무려 92.1%p 차이다. 같은 업권인 지방은행 평균(177%)보다도 66%p가 낮은 수준이다.
제주은행은 치솟은 부실에 비해 대손충당금이 최소 수준인 셈이다. 건전성에 대해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제주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도내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취약 가계 대출자의 채무조정과 한계기업의 휴·폐업 등이 증가했다"며 "특히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연체 고정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실 채권 중 대부분이 담보 채권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충당금 적립도 적게 된 부분이 있다"며 "하지만 오는 6월 말 결산 시 일정 부분 추가 충당금을 적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