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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마이너스 금리' 해제 가능성에…이달 엔화예금 잔액 급증

바닥 뚫은 엔화 가치, 금융권 "반등 노린 투자 수요 증가"

장민태 기자 | jmt@newsprime.co.kr | 2024.02.15 14:53:04
[프라임경제] 금융소비자들이 엔화를 저축하기 위해 국내 주요 시중은행에 몰리고 있다. 일본 중앙은행이 수년간 유지해 왔던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엔화 가치 반등을 노린 투자 수요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국내 5대(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은행에 따르면 엔화예금 잔액은 지난 8일 기준 1조1732억엔이다. 이는 1월말 엔화예금 잔액인 1조1574억엔 대비 158억엔(한화 약 1404억원)이 늘어난 금액이다.  

5대 시중은행, 엔화예금 잔액 증가 추이. ⓒ 프라임경제


단 8일간 늘어난 엔화가 지난 1월 한 달 동안 5대 은행에서 증가한 규모(244억엔)의 절반을 넘어섰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엔화예금 잔액이 급증한 배경에 대해 일본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을 꼽는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미 엔화 가치에 대해 저점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을 수 있고,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할 수 있다는 소식도 들려서 투자 목적으로 예금에 엔화를 모아두는 것 같다"며 "아울러 지난해에 이어 일본 여행 수요가 여전한 점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ank of Japan, BOJ)은 자국 경제가 장기 불황에 빠지자 지난 2013년 3월 양적·질적 금융완화 정책을 강행했다. 이후 이들은 2016년 2월 단기금리를 -0.1%로 낮췄다. 현재 일본은 이러한 마이너스 금리가 8년 넘게 유지되고 있다.

의도적으로 엔화 가치를 낮춘 것은 경제 부흥을 위해서였지만, 최근 장기불황과 물가상승이 동시에 일본을 덮쳤다. 이른바 '나쁜 엔저'로 불리는 부작용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에 시장 참가자들은 마이너스 금리 해제 등 BOJ의 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일례로 블룸버그가 지난달 10일부터 15일까지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응답자 중 59%는 BOJ가 오는 4월 회의에서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우치다 신이치 BOJ 부총재는 최근 "인플레이션(물가상승) 2% 목표 달성이 가시화되면 대규모 통화완화 정책은 그 역할을 다한 것"이라며 "(금융정책) 수정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BOJ가 통화정책을 변경할 요인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난 14일 발표된 미국 물가상승률 둔화세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도교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150.5엔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과 일본 간 금리 격차가 큰 상태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 금리 인하를 미룰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달러당 150엔은 BOJ가 시장 개입을 결정짓는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진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15일 정오 기준 100엔당 원화 매매기준율은 887.03원이다. ⓒ 연합뉴스


강달러에 엔화는 원화보다 빠르게 가치가 낮아지고 있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이날 정오 기준 100엔당 원화 매매기준율은 887.03원이다. 원·엔 환율은 지난 2일부터 8영업일째 800원대 후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격차 때문에 강달러에 대한 영향은 원화보다 엔화가 더 크게 받고 있다"며 "4월 혹은 6월 등 예상시점에서만 차이가 있을 뿐, 일본 중앙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해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다들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엔화 가치가 이제 반등하지 않을 수 없다고, 기대한 이들이 예금 등 각종 방법으로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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