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올해 우리은행이 세미나 지속 개최와 특화점포 신설 등 자산관리 부문에 대한 강화를 추진한다. 홍콩 H지수 연계 ELS 사태로 타 은행 자산관리(WM) 부문이 위축됐을 때 치고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자산관리 세미나를 연달아 개최한다. 이와 함께 자산관리 부문에 대한 투자도 확대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추진 중인 자산관리 강화는 투자상품 판매 등을 늘리겠다는 게 아니다. 고객들 자산 포트폴리오를 관리해 주는 방향으로 영업을 확대하겠다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미 우리은행은 지난 10일 본점에서 자산관리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된 이후 처음 진행된 고액 자산가 대상 대면 세미나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이 세미나에서 "우리은행은 앞으로 고객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자산관리 전문은행'으로서 최선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세미나 확대로 자산가와 접점을 늘리는 동시에 영업망도 넓힌다. 우리은행은 현재 5곳인 자산관리 특화점포를 오는 2026년까지 10곳으로 확대한다. 먼저 내달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에 자산관리 특화점포가 오픈한다.
이번에 추진 중인 포트폴리오 관리 중심 자산관리 강화는 우리은행 수익개선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받는다. 통상 자산관리 부문은 포트폴리오 관리보다 금융상품 판매에서 더 큰 수익을 얻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같은 행동에 나선 이유로 장기적인 고객 확보가 주요 목적으로 거론된다. 아울러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입김도 우리은행이 자산관리 강화를 추진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임 회장은 지난 19일 진행한 '2024년 그룹 경영전략 워크숍'에서 자산관리 전문은행을 올해 목표 중 하나로 제시했다. 자산관리 영업을 포트폴리오 관리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전략이 이때 처음 언급됐다.
그간 우리은행 자산관리 부문은 타 은행 대비 적극적인 영업을 하지 않았다. 과거 우리은행에서 취급했던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가 불완전판매로 결론 나면서 제재를 받았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이 웅크리고 있던 배경이다.
하지만 홍콩 H지수 ELS 사태가 발생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우리은행은 다른 은행과 달리 보수적인 자세를 취한 덕에 ELS와 관련된 후폭풍이 가장 적다. 우리은행의 홍콩 H지수 ELS 판매 금액은 400억원이다. 국내 주요(KB·신한·하나·농협) 은행들이 모두 2조원 이상 판매한 것과 대비된다.
때문에 다른 은행 자산관리 부문은 위축된 상태다. ELS 사태를 비껴간 우리은행 입장에서는 지금이 자산관리 전문은행으로 올라서기에 적기인 셈이다. 이는 임 회장이 경영전략 워크숍에서 했던 발언을 살펴보면 더 명확해진다.
그는 임직원들에게 "올해 시장이 기대하는 수준 이상의 성과를 보여달라"며 "한 손에는 나침반을, 다른 한 손에는 스톱워치를 들고 우리금융 목적지를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나가자"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