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을 승인했다. 비트코인 투자 상품이 제도권에 진입하면서 시장 반응은 뜨겁다. 반면, 자체적으로 코인 운용 서비스를 제공 중인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ETF 영향에 대한 반응이 갈리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이날 미국에서 첫 거래가 개시됐다. 수요가 몰리면서 총 11개 비트코인 ETF 거래규모는 첫날부터 46억달러(한화 약 6조563억원)을 기록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이날 미국에서 첫 거래가 개시됐다. ⓒ 연합뉴스
비트코인 ETF를 계획한 자산운용사 블랙록 등 미 금융사들이 축포를 터트린 가운데, 국내 시장에서의 투자는 아직 미지수다.
금융당국이 비트코인 ETF 투자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11일 "국내 증권사가 해외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중개하는 것은 가상자산에 대한 기존 정부 입장과 자본시장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금융당국은 "'가상자산의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올해 7월 시행되는 등 가상자산에 대한 규율이 마련되고 있다"며 "미국 등 해외 사례도 있는 만큼 추가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아직 국내에서 법적 불학실성이 남아있다는 이야기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 ETF 거래는 앞으로도 규제될지, 아니면 법이 마련된 7월 이후부터 가능하게 될지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일단 7월 이후부터 국내에서도 비트코인 ETF 투자가 가능해진다면, 국내 투자자들은 선택지가 생기게 된다. 현재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도 자체적으로 코인 운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식은 전혀 다르지만, 대체 투자란 점에서 비슷하다.
현재 국내 5대(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거래소는 '스테이킹 서비스'와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이용자가 코인을 맡기면, 거래소가 이를 운용해 수익을 분배하는 서비스다.
이 중 고팍스는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 '고파이'를 운영해 왔으나, 현재는 중단한 상태다. 이용자 자산을 맡겼던 미국 가상자산 운용사 제네시스캐피탈이 'FTX 사태' 영향으로 파산해 자금을 돌려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남은 건 4대 거래소에서 운영 중인 스테이킹 서비스다. 스테이킹은 거래소가 이용자들 코인을 체굴 방법 중 하나인 지분증명(POW)에 사용하고, 발생한 보상은 이용자가 나눠 갖는 방식이다.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스테이킹을 이용 중인 규모는 1조5000억원 규모다.

업비트 스테이킹을 이용 중인 규모는 지난달 기준 1조5000억원 규모다. ⓒ 업비트 홈페이지 갈무리
대다수 가상자산 거래소는 비트코인 ETF 출시에 따른 스테이킹 투자자 감소가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 스테이킹은 주로 장기 투자자가 보유 중인 코인을 활용해 추가 수익을 얻기 위해 이용한다. 직접 투자자인 스테이킹 이용자들이 간접 투자인 ETF로 넘어갈 이유는 없다는 게 관계자들 분석이다.
가상자산거래소 한 관계자는 "비트코인 현물 ETF 투자자와 스테이킹 이용자는 투자 성향 자체가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국내시장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 투자가 가능해져도 스테이킹 수요는 굳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비하기 위해 분주한 가상자산 거래소도 있었다. 이들은 투자자 확보를 위한 스테이킹 서비스 개선에 나섰다.
이 거래소 관계자는 "이제 투자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하나 더 생긴 것"이라며 "스테이킹 서비스 이용자 확보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제도권 상품이 가진 장점은 투자 용이성"이라며 "반면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한 스테이킹 이용은 아직 접근성이 좋다고 판단하기 어려워 이에 대한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