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활용 치료제 '카스거비'가 미국에 이어 바레인에서도 승인받았다. = 박기훈 기자
[프라임경제] 지난달 영국에서 세계 최초로 승인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CRISPR-Cas9) 활용 치료제 '카스거비(Casgevy, 미국명 엑사셀)'가 바레인에서도 승인받았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2일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바레인은 카스거비를 승인한 세계 두 번째 국가이자 중동 지역 최초의 국가가 됐다.
이와 관련해 바레인 의료규제청(NHRA)은 "철저한 분석과 검토 끝에 승인을 허가했다"며 "의료 발전을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며, 난치성 혈액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더 나은 삶의 질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메드 알란사리(Ahmed Alansari) 바레인 의료규제청 CEO는 "이번 카스거비 사용 승인은 바레인국민들에게 제공되는 일련의 치료법에 있어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이는 시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동시에 최고 수준의 의료 서비스와 웰빙을 제공하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잘릴라 자와드(Jaleela Jawad) 바레인 보건부 장관(박사)은 "이번 승인은 의료에 대한 바레인의 진보적인 접근 방식과 과학적 혁신의 최전선에 머물겠다는 결의를 보여준다"고 언급했다.
미국 제약 기업 버텍스 파마슈티컬스(Vertex Pharmaceuticals)와 스위스 크리스퍼 테라퓨틱스(CRISPR Therapeutics)가 개발한 카스거비는 미국에서 승인을 받은 최초의 크리스퍼 의약품이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DNA에서 특정 유전자를 잘라내고 교정하는 기술로써 유전자 이상으로 나타나는 유전병에 새로운 치료법이 될 것으로 각광받고 있다.
겸상적혈구빈혈증도 그 중 하나다. 유전적 돌연변이로 인해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의 단백질인 헤모글로빈이 비정상적인 형태를 보이는 질병이다. 비정상 헤모글로빈으로 적혈구가 낫 모양이 되며 서로 뭉치면서 혈류를 차단하고 통증과 장기 손상 등을 일으킨다.
겸상적혈구빈혈증의 치료방법은 현재까지 골수 이식밖에 없다. 하지만 엑사셀이 판도를 바꿀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엑사셀은 발달 중인 태아에서만 만들어지는 특정 헤모글로빈의 생산을 활성화하기에, 결과적으로 비정상 헤모글로빈의 영향을 낮춘다
버텍스 제약은 지난 10월27일 46명을 대상으로 치료제를 사용한 후 이 중 30명을 18개월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29명이 1년 동안 통증이 없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해당 30명 모두 통증으로 입원한 사례가 없었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카스거비의 겸상적혈구병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약 심사 결정기일이 오는 8일로 다가오며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 10월 진행된 외부 자문단회의에서는 "겸상적혈구빈혈증의 획기적인 치료법이 임상적으로 사용하기에 충분히 안전하다"며 "10만명 이상의 미국인을 괴롭히는 질병에 대한 강력한 잠재적 치료법에 대한 FDA의 승인을 준비할 수 있는 단계를 마련했다"며 안정성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내보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