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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마지막 기준금리 '동결' 유력…'만장일치' 여부 촉각

가계부채·물가상승 우려 여전, 일부 금통위원 '긴축기조 강화' 필요성 주장

장민태 기자 | jmt@newsprime.co.kr | 2023.11.29 18:53:59
[프라임경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올해 마지막 기준금리 결정만 남겨놓은 가운데, 금융권은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최대 관전 요소는 '만장일치' 여부다. 일부 금통위원들이 지난달 회의부터 긴축기조 강화 필요성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30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올해 마지막 기준금리 결정에 나선다. ⓒ 한국은행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통위는 오는 30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개최해 정책금리인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은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한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7일부터 22일까지 채권 관련 기관 51곳을 설문조사한 결과 종사자 100명 중 96명은 '동결'을 전망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미국 인플레이션 둔화로 통화정책 기조 전환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나, 한국과 미국의 물가상승률 역전 및 국내 가계부채 급증 등으로 기준금리 동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수적으로 봤을 때 금통위가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할 것이란 예상이다. 인상을 예상한 전문가는 1%에 불과했다. 시장 예상대로 된다면,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지난 1월 연 3.50%로 인상된 이후 7번째 연속 동결이다.

관건은 이번 금통위 회의에서 소수의견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통상 금통위 회의에서 소수의견은 향후 금리 결정에 대한 지표로 받아들여진다. 올해 금통위는 그간 진행된 회의에서 모두 소수의견 없이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다만 지난달 회의에서는 금통위원 2명이 기준금리 동결에 대해 동의하면서도 예외적으로 다른 의견을 냈다. 이들은 가계부채와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을 우려해 긴축기조 강화 필요성을 주장했다. 때문에 이들이 오는 30일 개최될 회의에서도 소수의견을 개진할지 주목된다.

지난달 회의에서 A 위원은 "그간 금리 인상에도 불구,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이 부동산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지속해 금융시스템 불안 위험과 수요여력의 약화 및 자원 비효율적 배분 등과 같은 부작용이 누적되고 있다"며 "이번에는 동결하되 금융불균형이 누증된 점을 감안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물가는 최근 유가 상승으로 인해 하방요인보다 상방 위험이 크다고 판단된다"며 "물가 상승 위험이 재차 확대돼 목표 수준으로의 수렴 시기가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B위원은 "최근 물가 상방리스크를 고려할 때 이에 대응한 긴축기조가 기존 예상보다 강화돼야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향후 물가상승률 둔화가 예상보다 지연될 가능성이 유의하게 높아질 경우, (기준금리) 추가 인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우려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언급한 바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일 개최된 한은·대한상의 공동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그는 이달 초 대한상공회의소와 공동 주최한 세마나에서 "한국은행 입장에선 당장 유가가 제일 걱정"이라며 "물가가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다가 지난 8월과 9월 유가 변동으로 걱정되는 상황이 됐다"고 토로했다.  

이어 "한국은행이 전망한 내년 물가상승률 2.4%는 유가를 배럴당 84달러로 전제한 결과"라며 "유가 상승은 물가를 부추길 수 있고 그만큼 고금리도 장기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단 수입 원유 가격의 기준인 두바이유는 지난달 19일 배럴당 90.83달러를 기록한 뒤 최근 80달러 초반까지 낮아졌다. 하지만 국제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가 오는 30일(현지 시각) 정례회의에서 감산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086조6000억원으로 9월 대비 6조8000억원이나 늘었다. 대출 증가 규모는 9월 4조8000억원에서 6조8000억원으로 크게 확대됐다. 지난 2021년 11월 이후 감소해 오던 기타대출(신용대출 포함)은 약 1년 11개월 만에 증가로 전환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쟁이 아직 중동으로 확산하지 않으면서, 국제 유가 상승에 대한 위험도 어느 정도 줄어들었다"며 "이 때문에 기준금리 동결 예상이 유력한데, 금통위가 이번 회의에서 향후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 어떤 시그널을 줄지 집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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