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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우리금융 인수 대상서 제외?

당국, 4월까지 상상인에 저축은행 2곳 매각 명령…상상인 "매각 방침 아직"

장민태 기자 | jmt@newsprime.co.kr | 2023.11.01 12:01:25

경기도 성남시 상상인저축은행 본점.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우리금융그룹(316140)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검토를 공식화한 가운데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인수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상상인 '패키지 매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단독 매각은 더욱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일회계법인은 우리금융과 상상인저축은행에 대한 실사 자문계약을 체결했다. 당초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도 실사 자문계약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상상인(038540)은 현재 경기도 성남시에서 영업 중인 상상인저축은행과, 충청남도 천안시에 소재를 둔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두 곳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지난달 5일 '대주주 적격성 충족명령 불이행'을 이유로 두 저축은행의 대주주인 상상인에 주식처분명령을 통보했다. 이에 상상인은 두 저축은행의 보유 지분 90%를 오는 4월까지 매각해야 한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장에 주목해 온 우리금융그룹은 지난달 26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검토를 공식화했다. 

김건호 우리금융그룹 상무는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는 검토 중인 사안이 맞다"며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에서 대주주 관련 매각명령이 있는 저축은행은 합병 가능하다 해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M&A(인수·합병)를 통한 저축은행 엉업구역 확대는 정부가 추진 중인 '은행권 경쟁 촉진 정책'과도 맞닿는다. 

금융위는 지난 7월 저축은행 경쟁력 제고를 위해 '대주주변경·합병 등 인가기준' 개정을 추진했다. 기존 저축은행 합병은 같은 영업구역에서만 가능했지만 개정에 따라 타 영업구역 저축은행 간 합병도 허용됐다.  

다만 업계에서는 우리금융그룹에서 검토 중인 인수 대상에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27일 조회 공시를 통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와 관련해 검토 중이나, 현재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이를 놓고 "일단 검토 테이블에 상상인저축은행만 올라가 있다"는 해석이다. 

조회공시 요구에 대한 우리금융그룹 답변.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또 우리금융그룹이 이미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과 동일 권역에 저축은행을 보유했다는 점도 이 관측에 힘을 싣는다. 

우리금융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모두 영업구역이 충청권이다. 우리금융그룹 입장에서 숙원인 '수도권 영업 확대'를 위해 상상인저축은행이 필요하다. 그러나 같은 충청권 영업 확대는 필요성이 떨어진다.

우리금융그룹과의 M&A에서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이 제외된다면 대주주인 상상인은 셈법이 복잡해진다. 당국으로부터 매각 명령이 떨어졌지만,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단독으로는 매각이 어려울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은 서로 연계해 영업을 해왔었는데, 한 곳만 팔린다면 나중에 단독 매각은 여러 난관이 있을 것"이라며 "상상인이 매각 의지가 있냐는지도 중요한데 이 또한 불투명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충청권(대전·충남·충북) 저축은행 현황. ⓒ 예금보험공사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지난 6월말 기준 91억원 순손실을 냈다. 이는 지난 3월(-88억원)에 이어 2분기 연속 손실이다. 건전성 지표는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부실 채권에 해당하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0.7%로 전년동기 대비 7.5%p 치솟았다. 연체비율은 11.5%로 1년 새 무려 8,1%p 상승했다.    

총자산은 1조5806억원으로 우리금융저축은행(1조6104억원)에 이어 충청권 저축은행 중 2위지만,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2.6%로 꼴찌다. 덩치는 큰데 위험자산 대비 자기자본은 충청권에서 가장 적다는 의미다. 

상상인은 금융위의 지분 강제 매각 명령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할지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상상인이 소송으로 방향을 잡으면, 우리금융 저축은행 인수는 표류하게 된다. 

이에 대해 상상인 관계자는 "아직 어떠한 제안도 온 적이 없기 때문에 매각과 관련된 방침조차 세우지 않았다"며 "상황이 구체화 되면 공시나 자료 등 늦지 않게 공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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