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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과 약속 잊었나...케이뱅크, 나홀로 중·저신용자 '주춤'

케이뱅크 연말 목표 비중까지 8%p, 일부 신용대출 중단·금리 인하 단행

장민태 기자 | jmt@newsprime.co.kr | 2023.08.14 17:38:16

케이뱅크는 당국과 약속한 연말 중·저신용자 비중까지 8%p 남았다. ⓒ 케이뱅크


[프라임경제] 케이뱅크는 2분기 147억원을 순이익으로 벌어들이며 9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 본연의 목적인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는 직전 분기에 이어 미흡한 상태다. 이들이 뒤늦게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채우기 위해 나서면서, 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4일 케이뱅크에 따르면 취급된 신용대출 가운데 중·저신용자 비중은 6월말 기준 24%다. 이는 지난 3월부터 3개월 동안 단 0.1%p 오른 수치다.

앞서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지난 2021년 5월 금융당국과 협의해 매년 말 달성해야 할 중·저신용자 비중을 설정했다. 올해 말까지 지키기로 한 비중은 △카카오뱅크 30% △케이뱅크 32% △토스뱅크 44%다.  

이미 케이뱅크를 제외한 인터넷전문은행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연말 목표치에 근접한 상태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일 인터넷전문은행 중 가장 먼저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27.7%로 발표했다. 

토스뱅크는 지난 1분기에 이미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42.06%를 기록해 목표치까지 단 1.94%p 남았다. 

반면 케이뱅크는 지난 1분기부터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들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지난해 말 25.1%에서 올해 3월말 23.9%로 떨어졌다. 문제는 이번 2분기에도 단 0.1%p 늘어나 연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최소 8%p 이상 늘려야 한다는 점이다.

약속한 비중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금융당국은 해당 인터넷전문은행과 최대주주가 다른 금융 사업 진출을 위해 인·허가를 신청할 때 이를 감안할 방침이라고 공언한 상태다. 

현재 케이뱅크는 도이치모터스 및 온라인 중고차 매매 플랫폼 '차란차'와 업무제휴를 맺고 자동차금융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연말까지 채워지지 않으면 향후 사업은 난항을 겪을 수도 있다. 

아울러 케이뱅크 최대주주인 비씨카드도 피해를 보게 된다.

이에 케이뱅크는 지난달 15일부터 일부 신용대출의 취급을 중단한다는 초강수를 뒀다. 대신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마이너스통장과·신용대출플러스는 신규 고객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 2일부터는 신용대출플러스의 금리를 최대 연 1%p 인하하기까지 했다. 사실상 중·저신용자에게만 신용대출을 공급하겠다는 게 이들 계획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대출 중단과 금리 인하 등 조금 더 적극적으로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을 맞추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며 "좋게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케이뱅크가 다른 인터넷전문은행에 비해 뒤늦게 중·저신용자 비중을 확대하면서, 단기간 늘어난 대출이 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저신용자에게 대출을 안 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급격히 늘리면 곤란하다"며 "결국 금융은 안정적으로 움직이도록 하는 게 핵심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원리금 상환능력에 기반해 심사하는 관점이 중요하다"며 "숫자를 늘리기 위해 접근하는 것은 위험을 내포할 가능성이 있다"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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